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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들어가며
‘믿음으로 구원에 이른다.’ 믿음을 통해 의롭게 여겨지며, 하나님과 만날 수 있게 되어 구원을 얻는다는 말이다. 이것은 또한 하나님의 은총이다! 이러한 사상은 현재 교회의 대표적이면서 가장 우선적인 고백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사상에 대한 강조는 종교개혁의 전통에서부터 활발히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어거스틴, 바울의 통찰과 만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에게 은총, 믿음, 구원으로 연결되는 개념들은 그들의 신학에 있어서 핵심적인 것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용어는, 아무런 이간의 자격 없이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총’이다. 루터를 비롯한 쯔빙글리의 ‘하나님 주권사상’, 칼빈의 ‘예정론’ 등은 모두 은총의 개념에 대한 강조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러나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 신학자들이 세워 놓은 은총의 교리 배후에는 그들의 신학과 또다른 한 획을 긋는 역동적 관점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상황과 사상은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교회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하나의 입장만(믿음으로만!)이 강조될 경우, 이것은 변화하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시대착오적인 관념이 될 위험이 있으며 현실의 상황에 맞지 않고 인간 삶에 구체적이지 못한 사변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은총의 교리에 대한 논의과정을 분석하여, 어떠한 상황적 연유에서 이 교리가 종교개혁 전통을 따르는 교회들의 지배적 교리가 되었는지 그 시발점을 파헤치고, 한편으로는 그 교리에 대한 현재의 상황과 입장을 평가함으로써 교회개혁의 의지를 다질 것이다.
몸
Ⅰ. 은총의 교리 분석, 및 전개과정
1. 루터의 신학적 혁파
1) 칭의론 배경 - 죄인이 의로우신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한가?
루터에게 있어서 관심사는 당시 모순의 교회 상황을 ‘사도적 신앙’으로 소생시키는 데 있었다. 이를 위해 그는 신학을 비롯하여 의식에까지 개혁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러한 루터의 생각은 ‘오직 믿음에 의한 칭의’라는 구절에 결론적으로 집약되어있다. 왜 이러한 생각이 중요하게 다뤄지게 되었을까?
중세 후기에 들어와서 ‘칭의(=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다. 스콜라주의에 문제가 제기되고 인문주의가 태동하게 되면서 ‘개인’과 ‘개체적 인간’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었기 때문에 ‘구원받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개인이 하나님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교회는 ①오랜 기간동안 부재했던 교회의 권위 있는 결정, ②칭의론의 다양한 해석으로 인한 혼란 때문에 제기된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인문주의의 이러한 질문에 루터 또한 같은 문제로 고민하게 된 것이다.
2) 칭의에 대한 루터의 초기 견해
루터는 ‘via moderna’에 의해 지배되고 있던 에어푸르트와 어거스틴 수도회에서 교육을 받았다.(1051-7) ‘via moderna’는 신펠라기우스주의적 경향을 반영하는 학파이다. 이들에 의하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계약’은 인간의 칭의에 필요한 조건들을 규정한다고 한다. 루터가 비텐베르그에서 성서학을 강연하면서 나타나는 초기 루터의 칭의론에는 ‘via moderna ’의 입장에 충실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계약관계와 또한 그 계약에 의해 판명되는 의로움을 주장했으며 계약의 이행에 있어서는 최소한의 전제 조건들, 예를 들어 겸손, 최선, 은총의 필요성 인식, 부르짖음 등을 만족하면 의롭게 된다는 것을 당위적으로 설명하였던 것이다. 이에 따르면 죄인은 하나님으로 하여금 은총을 내리지 않을 수 없도록 어떠한 노력이 먼저 요구된다는 것이다(선행권). 하나님의 의에 관해서도 전제 조건이행 여부에 따라 칭의/저주로 공정하게 구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