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연극을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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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너와 함께라면 연극을 보고나서
오늘 내 생애 처음으로 연극을 실제로 봤다. 또한 서울에 비해 문화시설이 부족한 강릉에 살던 내가 서울에 들어와 혜화역에 복잡한 거리를 걷는 것도 신기한데, 더구나 연극 공연장을 간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큰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먼저 내가 가던 영화관이나 강연장 이러한 시설들은 모두 지상에 있었는데 연극 공연장의 위치는 지하에 있다는 사실이 좀 신기했다. 아마 배우들의 집중력을 위해 외부 소리 차단을 최대한으로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밖에도 시작 전 안내방송 등으로 볼 때 배우의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꼈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불이 꺼졌다. 그리고 무대에 서서히 하얀 불빛이 들어왔고 그와 함께 배우들이 하나씩 등장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극의 절정부분에서 긴장을 하기 마련인데, 이상하게도 나는 첫 서막부분에서 연극 중 가장 큰 소름과 긴장을 느꼈다.
하지만 처음에는 조금 불만이었다. 맨 처음 앞자리에 앉아 너무 무대랑 가까워 ‘극의 전체를 볼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이 5분정도 흐르고 나서 그러한 생각은 내 머릿속에서 떠나가게 되었다. 극의 전체를 보는 것은 조금 힘들지만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 하나 하나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연극을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역할은 코이소 쿠니타로 역을 맡은 서현철씨이다. 코이소 쿠니타로는 극 중 애지중지 딸 사랑 철부지 아빠로써, 딸을 지극히 사랑하며 극의 개그코드를 맡고 있다. 먼저 연극을 보면서 서현철씨 덕분에 연극이 끝날 때까지 나의 배꼽은 한동안 제자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진짜 너무나도 웃기고 재밌는 연기를 잘 소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할 때문인지 서현철씨는 극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일부러 오버를 하는 것 같았고 말의 높낮이도 다양하게 구사했었다. 그리고 표정에서 놀람, 슬픔, 귀찮음, 기쁨, 당황 이런 표정 하나하나가 정말 잘 드러나 있어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극 중 가장 어려운 역할 중에 하나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딸들과 엄마의 중간 입장에서 갈등을 가장 크게 겪기 때문이다. 하물며 거짓말 과정에서는 급기야 옆집국수집게이아저씨까지 되는데 이것을 분노가 아닌 희화시켜 너무나도 재밌게 표현하여 좋았다.
그리고 연극을 보면서 진짜 신기했던 한 가지가 있다. 보통 사람들은 전체를 볼 때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을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연극에서 배우들이 가장 이목이 모이는 부분을 연기할 때 무대 위에 다른 배우들은 무엇을 할까?’ 궁금해 해왔다. 그런데 배우들은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되지 않더라도 세세한 부분까지 그 역할과 동화되어 연기하고 있던 것이다.
한 번은 아버지 코이소 쿠니타로와 큰 딸 코이소 아유미는 결혼문제로 대립하고 있었고, 작은 딸 코이소 아유미는 마루에 걸터 앉아 구석 쪽에서 딴 짓을 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장면에서 작은 딸 역을 맡은 김유영씨가 어떻게 하는지를 계속 보았다. 하지만 김유영씨는 정말 그 역할에 맞게 털털하게 그리고, 천방지축의 동생 그대로로 행동하고 있던 것이다. 예를 들면 발을 만지면서 딴청을 부리고 하는 등등의 행동 등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보고 있던 와중에 김유영씨와 눈이 마주쳤다. 김유영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후 눈을 게슴츠레 뜬 상태로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 있었다. 이 당시 조금 당황했었지만 ‘나와 눈이 마주친 것이 맞나?’ 하는 의문도 들었고, 이 것이 애드리브인지 아니면 원래 하는 행동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보면서 배우들은 연극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그 역할과 동화되어 마치 하나의 역할 가면을 쓰고 연기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인상깊었던 장면은 모두가 국수를 먹는 장면이다. 팜플렛에 국수를 먹는다고 나와서 설마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진짜 먹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장면 전까지 배우들은 무대에서 많이 나와봤자 네다섯명이 고작이었는데 배우 전체가 나와 마치 축제와 같이 즐겁게 표현해 참 좋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