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을 읽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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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건 을 읽고나서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건(乾)을 읽고나서..
-파괴 그리고 성장-
김승옥 소설이라곤 밖에는 배우지 않았다. 그래서 생소했지만 내용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의 심리를 파악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이다. ‘나’는 여느 소년들처럼 활발한 어린 아이다. 어느 날 빨치산의 공격으로 마을은 뿌연 연기 속에 잠기고, 예전엔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나’와 미영이의 추억이 깃든 방위대 본부도 불타버린다. 그리고 어느 빨갱이의 죽음은 마을의 이슈가 된다. ‘나’는 시체의 존재를 윤희누나를 통해 듣게 되고, 친구들과 시체구경을 간다. 그 곳에서 ‘나’가 본 것은 없던 일 같던 어제의 무시무시한 현실도 아니었고, 빨갱이라는 이념, 신념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어느 남자의 죽음, 고통 속에 쓰러져 간 어느 남자의 죽음이었다. ‘나’가 본 것은 분명 그런 죽음이었지만, 어른들이 그렇듯이 ‘나’도 침을 뱉으며 그 자리를 돌아선다. 아버지께서 그 시체를 묻는 일을 하게 되자 ‘나’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찬다. 아버지와 형들이 시체를 묻고 ‘나’는 형들과 산을 내려오게 되는데, 윤희 누나를 본 형들이 강간계획을 세우고, ‘나’도 동참하게 된다.
여기서 나는 여러 의문을 갖게 되었다. 시체에 대한 ‘나’의 감정은 무엇일까? 처음 시체를 본 ‘나’는 “죽은 한 남자가 내 앞에 그의 조그만 시체를 던져 주고 있을 뿐이었다.”이 대목에서 보듯이 빨갱이도 아니고, 어제의 현실도 아닌 그저 한 남자의 죽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 시체를 갖고 싶어 한다. 마을의 큰 뉴스거리가 된 빨갱이의 시체. ‘나’가 소유하고 싶었던 것은 시체가 아니라 자랑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아니었을까? 그 후에 아버지가 시체를 묻는 일을 맡게 되고 ‘나’는 그 시체를 가질 수 있다는 흥분감에 환상을 보게 된다. “그건, 부모나 친척이 아무도 없는 한 고아가 자기를 맡아 주겠다고 나선 사람에게 약간 두려워하는 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는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 오는 그런 환상이었다.”시체가 자기 앞으로 걸어는 환상을 보게 되는데 그 시체는 잡된 요소를 버리고 괴로운 표정을 씻고 입가의 웃음을 싣고 있는 시체이다. ‘나’의 소유가 된다면 시체는 괴로움을 벗어버리고 웃음을 띤 채 살아나게 될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힌다. ‘나’는 모두의 비난거리가 된 빨갱이의 시체를 동정하고 그것이 ‘나’에 것이 된다면 시체는 그러한 이념, 웃음거리에서 벗어나게 되고 새롭게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한 시체를 묻을 때 나는 돌멩이를 힘껏 던지며 관에 누운 사람이 던진 돌을 맞고 내지르는 비명을 들으려 애를 쓴다. 시체를 묻고 형들과 내려오며 윤희누나를 만나는데, “나의 피로를 윤희누나만은 풀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을 다시 풀자면 윤희 누나만이 ‘ 나’의 피로를 풀어 줄 수 있는 존재이다. 윤희누나는 ‘나’에게 그런 존재인 것이다. ‘나‘는 윤희누나에게 그 빨치산의 시체를 치우는 일은 아주 간단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아마 ‘나’는 시체를 치우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시체를 묻는 일, 한사람의 죽음, 한 사람의 인생을 마감하는 일이 아버지 에겐 돈을 버는 일이며 그 일은 아주 간단했고 형들에겐 귀찮은 일이 였던 것이다. 그리고 형들의 강간계획에 동참하게 되는데 그 때 ‘나’는 “”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 표현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시체를 묻으며 ‘나’가 받았던 충격에서 벗어나 그런 일은 어른들 세계에서는 간단하고도 귀찮은 일이었다고 단정 짓고, 나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데서 비롯된 것 같다. 그 계획은 자신의 아름다운 추억 중 하나인 미영이네서 일어나게 되는데, ‘나’는 소중한 미영이 와의 추억에 먹칠을 하고 , 그 추억을 파괴함으로써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파괴는 형들의 강간계획에 동참하게 되면서 들어나게 되지만 처음 시체를 보고 어른들을 따라 침을 뱉으며 돌아서는 ‘나’를 보고도 알 수 있는 것 같다. 자기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남들을 따라하는 걸 보면서 아! 여기서부터 ‘나’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었다. 소설의 전반에 걸쳐서 ‘나’는 여러 가지 변화를 겪게 된다. 그것이 ‘나’의 성장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다. 소설의 끝 부분에선 처음에 보여주었던 순수한 면은 찾아볼 수 가 없다.
어렸을 때만이 누릴 수 있었던 기쁨, 추억을 잃고 점점 현실과 사회의 각박하고 긴박한 상황 속에 나를 적응시키기 위해 나의 세계에 점점 먹칠을 해가고 파괴를 해가며 어른들을 따라가는 것.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라고 소설은 말하고 있다. 나의 세계를 파괴하고 나의 생각을 사회에 맞게 상황에 맞게 고쳐가며 성장할 수 도 있겠지만, 나의 세계를 존중하고 보호하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갑자기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세상을 그렇게 본 것이 아닐까? 나의 생각, 나의 세계, 나의 소중한 것들을 지켜가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무리라고.. 이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세상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설을 읽으면서 강렬한 영상들이 내 머릿속에서 끊이지 않았고, 다음은 무슨 내용일까? 생각하며 읽는 내내 긴장을 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했다. 하지만 주인공의 심리나 내포된 여러 의미를 밝혀내는 것이란 너무 어려웠다. 소설에 대해 아직은 정확한 해석을 할 순 없었다. 그러나 나의 느낌, 나의 생각을 쓰는데 충실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해나가며 다음번엔 더욱더 발전된 글을 쓸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