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작 감상 건축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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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작감상 건축학개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기억의 습작’, ‘집’, 그리고 ‘첫사랑’이었다. 20살, 서연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기억의 습작’이다. 이 노래가 수록되어 있닌 CD를 CD플레이어에 넣어서 재생시킨다. 그리고 그 노래를 승민과 같이 듣는다.
습작이라는 뜻은 시나 소설, 그림 따위의 기법을 익히기 위해 연습 삼아 짓거나 그려보는 행위이다. 즉, 습작은 그 단어부터 미완성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그저 연습 삼아서 손을 풀 용도로 간단하게 그려보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억’을 습작한다는 데에 있다. 무슨 기억을 습작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서연과 승민의 ‘첫사랑’이라는 기억일 터다. 그 기억을 (머릿속에서) 연습 삼아서 끼적끼적 쓰며 그리고 있는 것이다. 서연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의사와 결혼을 하고, 별거를 하고, 이후 이혼을 할 때까지 첫사랑의 기억을 습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서연의 제주도 집이 다 지어진 다음에 그녀의 이삿짐에서 발견된 ‘승민이 제작한 모형 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녀는 아직도 그 스티로폼 모형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 종내에는 ‘네가 내 첫사랑이었으니까!’라며 승민에게 소리치기까지 한다.
첫사랑은 그렇게나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첫사랑을 잊지 못해서, 일부러 승민에게 제주도 집을 지어달라고 찾아온 그녀는 승민의 곁에 있는 약혼녀를 본다. 아니, 사실은 결혼을 코앞에 두고 있는 배우자였다. 그녀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제주도의 집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간만이 승민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그녀가 새로 지으려는 ‘제주도 집’은 다 부서져 가는 폐허였다. 어릴 적 자신의 키재기 흔적만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마당의 수돗가 시멘트에 자그마한 발자국이 남아있는 곳이었다. 유리창은 다 깨지고 집 한쪽 벽이 허물어진 상태였다.
예전, 아버지와 함께 살던 유년기에 그녀는 행복했다. 하지만 이후 그녀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제주도의 피아노 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우다가 올라온 그녀에게 서울의 음대는 버거웠으며, 결국 그녀는 피아노 치기를 포기한다. 아나운서가 되려고 했던 꿈 역시 사라지고 차선으로 결혼을 하지만, 결혼 생활도 금방 끝나버렸다. 이제 서연은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를 모시는 이혼녀다. 돈은 있지만,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꿈들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삼십대, 서연의 삶은 제주도의 집처럼 허물어진 것이다.
이제 서연은 새롭게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승민을 찾아가서 그 집을 새로 지어주기를 부탁한다. 영화상에서 서연이 말했듯이, 새 출발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새로운 시작을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승민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승민은 처음엔 툴툴 거렸지만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그녀에게 최선을 다해서 집을 짓는다. 자신의 결혼까지 미뤄가면서 그녀의 바람인 ‘피아노 방’을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