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Ⅰ. 최인훈 생애
Ⅱ. 작품 경향
Ⅲ. 대표작 “광장”
Ⅰ. 최인훈의 생애
최인훈은 1963년 두만강변의 국경도시 함경북도 회령에서 목재상인의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회령북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아홉 살 때 이곳에서 해방을 맞이하였다. 아버지는 원목을 공급할 수 있는 산판과 이를 상품으로 가공하는 제재소를 함께 운영하는 자영상인이었다. 사업가로써 바쁜 나날 속에서도 책을 즐겨 읽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최인훈은 일찍부터 책의 세계와 가까워진다. 훗날 시인이나 작가가 된 사람들의 어린 시절이 대개 그러하듯이, 이때부터 책을 읽는 일에 남다른 열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 시절은 가족들에게 가장 단란하고 풍요하며 평화로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1) 전쟁, 그리고 어린 그에게 남은 상처
공산정권에 의해 중상류층 부르주아로 분류된 아버지는 더 이상 고향 땅에 발붙이고 살 수가 없어 원산으로 이주한다. 최인훈이 한국전쟁을 맞은 것은 원산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리고 그 해 12월 원산항에서 해군함정 LST으로 전 가족이 월남한다. 최인훈의 가족은 다행히 원산이 본래의 생활터전이 아니었고 또 가족 일부가 잔류하여 기댈 만한 언덕도 없었으므로 전원이 월남할 수 있었다. 원산에서 해군 함정을 타고 남쪽으로 월남한 경험은 최인훈에게 큰 영향을 끼친 듯하다. 이 경험은 그에게 가히 정신적 외상이라고 할 만큼 무척 큰 충격을 안겨주었음에 틀림없다. 그것은 배를 타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왔다는 것 이상의 큰 뜻을 지니고 있다. 해군 함정 한 척에 조그마한 읍내 전체를 옮겨다놓은 것만큼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는 것이 그에게는 "굉장한 정신적 부담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었다고 회상한 적이 있다.
삶의 근거를 뿌리 채 뽑혀야 했던 이 피난의 체험은 최인훈의 의식에 깊은 상처로 각인되어 이후 그의 삶과 문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비평가들은 이를 LST의식 또는 피난민 의식이라 불러 최인훈 문학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의 하나로 보고 있다. 한편, 두만강과 회령은 그의 어린 시절을 보냈던 보금자리로서 그의 작품에 H시로 나타나며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강은 H의 상징이요, 어머니다.
어머니 두만강
이 고장 사람이라는 지방의식은 두만강을 같이 가졌다는 것으로 뚜렷해진다. 이 강은 현씨에게도 경선에게도 동철에게도 그리고 애국자들에게도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존재다.
-『두만강』에서
그리고 회령을 떠나야했던 상황에 대해 큰 충격과 상처를 받게 된다.
아무도 우리에게 H를 떠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중년까지에 얻은 생활의 물질적 기반을 회수당하고 인생을 시작했을 때의 자리로 돌아가서 그 고장에서 계속 살기는 어려웠다. 그것은 정치적인 추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