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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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금오신화 독후감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고등학교 시절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해 고전을 공부하면서 시험문제로서 접해본 적이 있어 낯설지 않은 작품이었다. 또한 시험 준비를 하면서 내용이 흥미 있어서,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작품이기도 했다. 그런 책을 놓칠 수야 없지! ‘기회다!’하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빌렸다.
는 김시습이 쓴 한문소설집으로 모두 5편이 전하고 있다. 그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단편은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로 남원의 양생이 만복사의 불당을 찾아가서 겪게 되는 기이한 만남을 그리고 있는 내용이다. “한그루 배꽃나무 저적함을 짝하니/시름도 많아라, 달 밝은 이 밤이여,/ 사나이 홀로 누운 외로운 창가에/ 어디서 들려오나, 고운 님 퉁소 소리,// 외로운 비취는 제 홀로 날아가고/ 짝 잃은 원앙새 맑은 물에 노니는데,/시름없이 깊은 생각 바둑이나 둘거나,/ 등불은 가물가물 이 내 신세 점치는 듯,” 이 시는 ‘만복사 저포기’에 삽입된 시이다. 마치 내가 달밤에 배나무 밑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이렇듯, ‘금오신화’에는 ‘남염부주지’를 제외한 각 단편에 중요한 대목마다 시가 나온다. 금오신화의 묘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들은 사건이 정지되며 대신에 정서적 가치를 두드러지게 한다. 서사적인 전개와 대비되어 서정성이 강조되는데, 이런 방법으로 등장인물의 정서나 심리적 정황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적 상상력을 자극하여 낭만적인 분위기와 심미성을 고조 시킴으로써 작중 인물의 절실한 심정을 강조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이 자신이 그 상황에 있는 듯 착각을 느끼며 그 감정에 동화 되는 것이 아닐까... 또한 ‘만복사 저포기’에서는 한국인의 생사관도 엿볼 수 있다. 육체가 죽는다 해도 정신은 이 땅에 남아 있다는 것, 즉 저승과 이승을 일원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죽은 사람이라도 그의 원을 풀어 주지 않으면 정신이 이승에서 방황하면서 원귀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의 양생과 사랑을 나눈 혼령도 이런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나도 평상시에 이승과 저승에 대한 그리고 혼령에 대해 관심이 많은 지라 그런 것에 관해 생각을 자주 하기 때문에 이런 면이 잘 이해가 되었다. 내가 이글에 관심이 더 간 이유를 하나 더 들자면 나의 종교가 불교이기 때문 이였는데, 자세히 읽고 나서 보니 외관상을 불교적인 것 같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처음 시작이 부처와의 저포놀이로 시작되고 보련사라는 절에서 재를 올려 명복을 비는 사건도 불교적 분위기를 짙게한다. 또한 양생이 사랑하던 여인의 재를 올리자 그 여인이 나타나 ‘다른 세계에 남자로 환생하였다’고 하면서 양생에게 정업을 닦아 속세의 누를 벗으라고 한 것도 불교적 지향이다. 하지만 양생을 이러한 부탁을 외면하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행방을 감추었는데 이는 불교도 인간을 궁극적으로 구제해 주지는 못한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을 구제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이 모든 종교의 한계 아닐까..’하고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은 것 같아서 기쁘다.
두 번째 단편은「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이다. 이 단편은 전란의 발생으로 헤어지게 된 남녀의 생사를 초월한 사랑이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이생규장전’과 ‘만복사저포기’의 주인공들은 남녀의 교제가 극히 제한적인 사회에서 자유로운 연애를 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이 사랑을 나눈 장소는 인적이 드문 곳 이였다. 양생이 죽은 처녀와 처음 연을 맺은 곳은 퇴락한 만복사의 구석진 곳 이였고, 이생이 아내의 영혼을 만난 곳은 쥐들이 우글거리는 폐가였다. 요즘 같았으면 남들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좋고 아름다운 장소에서 자신들의 애정행각을 마음껏 했을 텐데.. 안됐다는 생각도 들지만.. 요즘 그런 것이 갈수록 심해져 오히려 ‘남녀칠세부동석’인 시절이 다시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또한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세가지의 위기 까지 맞게 되는데, ‘첫 번째가 부모의 반대로 인한 헤어짐, 두 번째가 부인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 세 번째가 생사의 분리에 의한 갈라짐’이다. 첫 번째 위기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극복되어 둘은 혼인을 하게 된다. 두 번째의 위기는 현실 적으로 해결 가능성이 없는 절망적 상황이다. 그러나 작자는 초현실적, 환상적 만남, 즉 현실계와 영계의 결합이라는 방법에 의해 이 어려운 상황을 극적으로 해결 한다. 세 번째의 시련은 이생의 죽음으로 파국에 이르게 된다. ‘이생규장전’의 이런 구성이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한층 높여 주는 요소가 되는 것이 아닐까?
만약 나에게 ‘이생규장전’에서 마음에 드는 구성이나 내용을 뽑으라고 한다면, 인물 설정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처음 이생이 최랑과 사랑을 나누면서 이 사실이 새어나갈 것을 염려하지만 최랑은 그런 것에 구애됨이 없었으며, 홍건적이 침입했을 때 이생은 홀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도망하였고 최랑은 도적에 맞서 대항하다가 죽었다. 이것은 이생의 성격이 소극적인 데 비해 최랑의 성격은 용기 있고 적극적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 작품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비교적 생생하게 형상화하고 있어, 이 작품의 소설다운 면모를 확고하게 해준다. 또 당대 현실의 여성들이 받는 편견과 달리 남성보다 더 강인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최랑이라는 인물을 보여줌에 따라 현실의 여성들에 속마음을 표현했다고도 생각 된다.
위처럼 이렇게 ‘이생규장전’과 ‘만복사저포기’는 작가의 사상이 반영 되었기에 비슷한 전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결말에서 ‘만복사저포기’의 양생은 연을 맺었던 여귀(女鬼)를 장례 지낸 뒤 슬픔에 좌절하지 않고 그녀를 위해 재를 올려 준 데 비해, 이생은 안의 영혼과 영결한 뒤 슬픔을 못 이겨 병이 나서 죽는다. 양생이 정성껏 재를 올린 결과 여귀는 다른 세상에 가서 남자로 태어났다고 한다. 이것은 불교적 윤회관에 근거 한 것이다. 그러나 이생은 내세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었다. 이것은 현실 중심적인 유교적 세계관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김시습이 한 종교의 빛깔에 치우치지 않고, 유 불 선 삼교의 종지를 포괄했다는 찬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세 번째로 읽은 단편인「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는 송도의 홍생이 평양의 부벽정을 찾아 시를 지으며 취하여 놀다가 기자 조선 마지막 임금의 딸을 만나 시로 문답하는 내용을 닮고 있는데 두 사람이 읊은 시가 대부분 고조선에 대한 회고이자, 고구려 역사와 인물에 관한 것 이였다.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역사에 약했던 나였기에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뜨끔 했는지.. ‘취유부벽정기’에서도 앞의 소설과 같이 주인공인 홍생이 대동강에 배를 띄우고 부벽루 정자에 이르러 아름다운 달밤의 경치를 완상하며, 시흥을 이기지 못하여 시 몇 수를 읊는다. 그러자 어디선지 발자국 소리와 함께 한 미인이 시녀를 거느리고 나타나, 홍생에게 조금 전에 읊은 시를 다시 들려 달라고 한 후, 미인은 화답하는 시를 지어 보인다. 그냥 겉으로 보면 앞의 두 편과 같이 인간과 신(神)의 사랑 이야기 같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역사적 배경이 중요한 구실을 하는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주인공 홍생과 기씨녀는 상이한 시대의 인물로 등장하고, 따라서 그 두 인물이 제시하는 역사적 배경 역시 다르다. 홍생이 개성인으로 평양에 갔다는 것은 그가 대변하는 역사가 고구려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식으로 고조선, 고구려 고려로 이어지는 계통을 중국과 대비함으로써 민족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요즘 사회에선 민족의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이러한 민족의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많이 접하고 우리나라의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한 채 세계화 시대에 발을 내 딪을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고려의 역사적 정통성에 바탕을 둔 작가의 의식은 세조의 왕위 찬탈에 불만이 조선 왕조에 대한 불신으로 진전되면서 형성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 된다.
네 번째로「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에서는 유학자 박생이 을 읽다가 잠이 든다. 꿈속에서 초목도 모래도 없고 발에 밟히는 것은 구리나 쇠뿐인 외딴섬(저승)에 가서 염라대왕을 만나 세상을 미혹하는 많은 문제(흥망성쇠와 귀신, 천당, 지옥, 윤회 등..)에 대해서 논란을 벌이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 소설은 앞의 세 소설과 달리 남자 주인공만 등장한다. 물론, 남녀의 애정문제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금오신화의 묘미라고 찬했던 삽입시도 없다. 대부분은 박생과 염왕의 문답식 토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작가의 생각이 비교적 직설적으로 제시되는 듯하다.
‘남염부주’는 현실이 아닌 환상의 세계이며, 현실의 범위를 뛰어넘었기 때문에 상상력이 극대화된 세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세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다. 주인공은 이 초현실적 세계에서 현실적으로는 직접 말하기 어려운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염라대왕과의 문답을 통해 당대 유학자로서의 선비들이 지녀야 할 정신적 자세와 현실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의식을 나타내기 위한 공간으로 설정된 것이 ‘남염부주’인 것이다.
또한, 주인공 박생은 귀신이나 지옥의 존재를 부정하는 유학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남염부주라는 지옥의 왕이 된다. 김시습이 이처럼 모순된 구성을 취하게 된 이면에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그가 겪는 갈등과 번뇌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3시절 수학능력시험을 공부하면서 배웠던 것인데 이 작품은 세조의 왕위 찬탈을 풍자한 소설로 널려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폭력으로 백성을 위협하거나 덕망이 없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강력히 비난한 것이라든지, 인간세계에서 부모나 임금을 죽인 대역 죄인이나 간흉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곳으로 남염부주를 설정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리고 ‘세력에 굴복하지 않는’ 주인공 박생의 모습은 바로 매월당 자신의 투영임이 분명하다. 그가 현세에서 현달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므로, 남염부주의 설정은 현실의 불행을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싶은 갈등의 소산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