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탄력과 유연성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비문학적 문화 경험과 소통하는 문학, 자신을 산출한 문학 제도와 장르적 규범들을 이탈하는 복수의 문학들이, 그 전위의 에너지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오해하지 말기를. 전위를 전위로 만드는 것은 전위의 자의식이다.
탈이념, 탈정치적 징후는 연극판의 지형도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는 70~80년대 대학가의 진보적 운동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던 마당극의 운명에서 잘 살펴볼 수 있다. 반제, 반봉건을 외쳤던 재야 및 대학가의 민주 운동은 계급, 민족, 자주 등의 명제를 공고히 하면서 제3세계적 특수성과 신식
문학에 있어서 ‘비무장지대’는 ‘분단’과 동급으로 여겨졌으며,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런 인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비무장지대가 80년대까지는 분단비극의 상징이었다면, 90년대 이후부터는 오히려 그걸 지키는 길만이 우리 민족, 나아가서는 세계 전체의 평화와 번영
민족의 분단을 이데올로기적인 갈등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그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다. 권영민,『한국현대문학사2』, 민음사, 2002, p.225.
3.2.1. 분단콤플렉스의 관념적 발현
- 최인훈의 「광장」을 중심으로
최인훈의 「광장」은 60년대 소설을 거론하는 자리의 선두에
모더니즘은 모던적 이성에 대한 근본 비판으로 규정할 수 있다. 모더니즘에서는 어떤 이성적인 주체의 개념, 아주 투명하고 뚜렷한 이성을 가진 주체라고 하는 이성적 주체관이 모더니티를 규정짓는다. 또한 근대 이전에 고대와 중세까지 서양사에서 통용되었던 유기체적인 자연관이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