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개요
초기시에서 이형기는 동화와 투사를 이용해서 자연물과 자신을 동일화한다. 그 예로 목련을 마을과 떨어진 곳에서 홀로 울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거나(「목련」) 나무의 모양에서 슬픈 자세를 읽어내는 것(「나무」)은, 시인의 마음이 다른 사람들의 삶의 자리에서 그만큼 벗
낙화>는 바로 이러한 그의 시적 특성을 결집시킨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1950년대의 이형기가 주된 시적 관심으로 삼은 것은 존재의 조락과 소멸성이다. 시인은 세계내의 모든 존재는 필연적으로 조락과 소멸의 과정을 겪기 마련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철저하게 인식했다. 인간이 나이를 먹어
살릴 것이다. 대리석에 시를 새겨 넣은 기존의 시비에서 탈피해 마치 하나의 미술품을 보는 것 같은 시 조형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형기의 낙화는 깨끗한 이별의 아름다움과 이별을 통한 영혼의 성숙을 주제로 한 시로 한국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 자체에 충실한 해석을 해야 한다. 쓸데없이 어려운 철학적 해석을 강요하거나 과도하게 시대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이 작품이 지닌 참맛을 오히려 훼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문학 현장에서 작품의 기본적인 의미를 충실하게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심오한 불교 사상을 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