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평소에는 잊고 있었거나 숨겨왔던 자신의 고독과 결핍에 대해 괴로워할 없다고, 나 역시 당신과 같다고 말하고 있는 캐릭터를 보며 같이 두려워하고 안심하고 슬퍼하거나 행복을 느낀다. 예술의 기본적인 기능이 인간의 존재론적 고독과 결핍을 해소하는 데에 있다고 한다면 영
상상계적 퇴행이다. 「바빌론 특급우편」과「말해줘, 미란」의 두 주인공 역시 어머니와 아내를 자신과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는 미숙한 정신의 남자들이다.
이들이 온전히 상징계로 진입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아버지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아버지의 존재감이 거의 없다시
형태로 존재한다. 신화적 상징의 언어가 기술적 이성의 언어에 의해 억압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화적 세계는 개인의 비밀스런 무의식의 신전으로 자리를 옮겼고 꿈, 대중 문화, 영상, 예술, 문학 등을 통해서 자신을 탈은폐하고 있다. 신화비평은 그러한 신화적 세계를 읽어내는 역할을 한다.
인간과 문명의 본질을 밝혀주었다면, 프로이트는 무의식이라는 인간 정신의 새로운 토대를 발견함으로써 인간 이해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사유의 주체도 인식의 주체도 아닌, 저 어두인 심연에 자리한 그것, 즉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존재라는 사실은 밝힘으로써 인간이 자신에 대
인간은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의 과정을 거친다. 먼저, 상상계에서 인간은 자아와 타인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 때 인간은 거울에 흥미를 갖게 되는데 처음에는 거울 속 이미지와 실재조차 혼동하지만 곧 그 이미지가 가짜임을 깨닫게 되고 점점 자신의 이미지와 타인의 이미지를 구분해나가기 시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