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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1.페다고지로부터 앤드라고지로
지금까지 전통적인 교육학에서 ‘교육’을 ‘학습’ 보다 넓은 개념으로 규정해 왔다면, 성인 교육을 포함하는 평생교육학자들에게 있어서 ‘학습’이란 비단 교육에 의해 인도되는 행위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보다 넓은 의미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로서 볼 때 ‘학습’을 학습자의 자기 주도적 행위로 전환하는데 결정적인 구분으로 작용한 것이 바로 앤드라고지와 페다고지 간의 구분이었을 것이다.
Knowles(1970)는 앤드라고지(andragogy)를 “성인의 학습을 원조하는 기술 및 과학”으로 정의하고 있다. 앤드라고지는 Knowles에 의하여 이와 같이 정의된 이래로 현재까지 미국의 학계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 널리 알려지기에 이르렀다. 어떤 자는 Knowles가 앤드라고지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고도 말하지만, 그것은 이미 1883년 독일의 교사인 Kapp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Plato의 교육이론을 설명하기 위하여 앤드라고지라는 말을 사용하였다(Nottingham Andragogy Group, 1983). 이에 대하여 독일의 Herbart는 앤드라고지를 그와 같은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완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였으며, 이에 따라 앤드라고지는 거의 1세기 동안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그 용어는 1921년에 다시 나타나게 되었으며, 1960년대에는 프랑스, 유고슬라비아, 그리고 폴란드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Anderson과Lindeman(1927)은 앤드라고지라는 용어를 1927년에 처음으로 미국에 소개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단지 앤드라고지라는 말을 사용하였을 뿐, 이 개념을 정의한다든가 개발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해서 앤드라고지가 미국의 사회교육계에 정식으로 회자되기까지 또 다시 4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Knowles는 이 용어를 60년대 중반에 접하게 되었으며, 이를 다시 1968년에 미국에 재차 소개하게 되었다. 그는 그의 저서인 ‘성인교육의 현대적 실천: 앤드라고지 대 페다고지’에서 앤드라고지에 대한 그의 사상을 정교화 시켜 제시 하였다. 그는 이 책을 통하여 성인교육의 실천에 있어서 응집적이고, 일관적이며, 기술적인 방향을 부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이론을 탐구하고자 하였다.(Knowles, 1970, 서문 참조)
앤드라고지에 관한 Knowles의 이론은 아동의 학습과 성인의 학습을 구분하는대 초점을 두었으며, 다음과 같은 4가지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인간은 성숙해 감에 따라 ① 자아개념이 의존적인 성향에서 자기주도적인 성향으로 변화해 간다. ② 성인 학습자가 경험을 축적해감에 따라 학습자원도 증가하게 된다. ③ 학습에 대한 준비도는 점차로 사회적 역할의 변화에 따라 그를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발달과업을 지향하게 된다. ④ 학습은 미래 생활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것이 되어 가고, 이에 따라 학습 성향은 교재 중심에서 자질 개발 중심으로 변화해 간다.(Knowles, 1970: 39)
앤드라고지는 성인교육계의 내외에 걸쳐서 매우 급속도로 유행하게 되었다. 앤드라고지적인 접근은 성인교육, 간호, 사회사업 등지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원용되기에 이르렀으며, 심지어는 기업체, 종교계, 농업분야, 그리고 법조계에서도 그 원리를 이용하게 되었다. 어떤 영역에 있어서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것처럼, 앤드라고지에 있어서도 옹호하는 자와 비판하는 자가 나타나게 되었다. 대부분의 논쟁거리는 상이한 철학적 경향, 앤드라고지의 분류(그것이 하나의 이론, 방법, 기법인가, 아니면 일련의 가정인가 등과 같은 차원), 그리고 성인교육에 있어서 그 용어의 일반적인 유용성이라든가 가치 등과 같은 것으로부터 나타나고 있다.
1) 앤드라고지에 관한 논쟁
이 앤드라고지에 대하여 최초로 주요한 차원에서 비판을 가한 자는 Houle(1972)이었다. 그는 성인교육의 조직 원리로서 앤드라고지를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그는 교육을 하나의 단일한 기본적인 인간의 과정으로 간주하였으며, 성인과 아동간에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인의 학습 활동과 아동의 학습 활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보았다. Houle은 앤드라고지를 하나의 기법 혹은 일련의 기법으로 파악하였다.
London(1973)은 Knowles(1970)의 저서인 ‘성인교육의 현대적 실천’에 대한 논평을 통하여 Houle과 전적으로 일치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는 교육을 이분법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전망과는 대비되는 바로서 교육의 단일성(oneness)라든가 통일성(unity)을 강조하였다. 그는 또한 앤드라고지의 몇 가지 기본 원리들을 아동의 학습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그는 ‘새롭게 창안되거나 수입된’ 것들은 이미 수많은 용어들이 남발되고 있는 성인교육의 영역에서 앤드라고지가 확고하게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없으며. 사회교육자들이 교육계에서 자기네들의 지위와 명성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앤드라고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이와 같은 비판을 거의 한 페이지 반 분량에 걸쳐서 언급하고 있으나 비교적 구체성이 결여된 것이었다.
이와 같이 Houle과 London에 의한 초기의 비판을 이어받아, 1970년대 후반에는 ‘성인교육(adult education)’과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이라는 논문지에 앤드라고지에 관한 논문이 수없이 많이 실리게 되었으며, 이는 곧 앤드라고지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였다.McKenzie(1977)는 앤드라고지에 관한 그간의 비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에 관한 논쟁에 새로운 불씨를 제공하였다.
“앤드라고지라는 말은 단지 의미가 결여된 하나의 유행상의 신조어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성인교육의 실천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생성시킬 수 있는 용어인가? 페다고지와 앤드라고지를 구분하는 것은 단지 하나의 말장난이며, 의미 없는 언어적 유희에 불과하고, 백해무익한 용어의 조어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그들을 구분함으로써 성인 교육이 지니고 있는 개념의 복잡성을 명료화하고 상세화 할 수 있는 하나의 출발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McKenzie, 1977: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