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준 ( Sungjun Son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5] 제16권 5~65페이지(총61페이지)
본 연구의 목적은 근대 동아시아에 공통적으로 수용되었던 『애국정신담』의 번역 양상을 고찰하여 한국·중국·일본의 애국 담론이 지닌 보편성과 특수성의 일단을 밝히는 데 있다. 『애국정신담』의 원저가 된 것은 프랑스 장교 에밀 라비스가 쓴 Tu seras soldat, histoire d’un soldat francais:Recits et lecons patriotiques (1888)였다. 이 책은 프랑스가 보불전쟁의 참패 이후 온갖 수모와 고통을 견뎌 내며 강국으로 다시 서기까지의 과정을 개별 애국자들의 일화 중심으로 풀어낸 동시에, 학생들로 하여금 병역의무를 대비하게 하는 교련교과서의 성격을 갖고 있었다. 메이지 일본의 육군 장교 오다쓰메 가쓰히로(大立目克寬)와 이타바시 지로(板橋次郞)는 프랑스어로 된 Tu s...
구인모 ( Inmo Ku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5] 제16권 67~98페이지(총32페이지)
이 논문은 김억이 번역가로서 ‘한시번역시대’의 두 번째 시기인 1944년 전후에 발표한 『동심초』(1943)와 『꽃다발』(1944)을 통해 그의 한시 번역의 의의를 조망한 것이다. 이 두 번역 시집은 ‘한시번역시대’의 첫 번째 성과인 『망우초(忘憂草)』(1934)의 연장선에서 발표한 중국과 한국의 여성 한시 번역 시집이다. 지금까지 김억의 한시 번역 연구는 시인으로서 김억의 문학적 배경 혹은 자산이 사실은 한문학의 전통이며, 그의 한시 번역이 근대 이전과 이후를 연결하는 일종의 알레고리임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와 달리 이 논문은 앞선 연구들이 간과한 문제들로부터 나아가 김억의 한시 교양의 정도와 폭, 김억 번역 시집의 저본 규명, 특히 김억의 한시 번역이 1944년을 전후로 하여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배경을 규명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그리...
이상현 ( Sanghyun Lee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5] 제16권 99~162페이지(총64페이지)
본고의 목적은 이광수(李光洙, 1892~1950)의 「춘향(春香)」(『동아일보』 1925. 9. 30~1926. 1. 3)[혹은 『일설 춘향전(一說 春香傳)』(1929)]을 ‘게일(James Scarth Gale, 1863~1937) 그리고 호소이 하지메(細井肇, 1886~1931)가 주관한 자유토구사(自由討究社)의 「춘향전」 번역 실천’이라는 문맥 속에서 읽어 보는 것이다. 「춘향전」을 주어로 놓고 세 사람의 「춘향전」에 관한 번역 실천을 본다면, 이광수의 「춘향」은 비록 자유토구사와 동등한 지평의 근대어로의 전환을 전제로 한 작업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더더욱 원전을 보존하고자 한 지향점을 지니고 있었다. 즉 이광수의 「춘향」은 원전을 최대한 보존하고자 한 게일의 번역과 원전에 대한 축역이자 통속역을 지향한 자유토구사 사이...
이정안 ( Jungan Lee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5] 제16권 163~196페이지(총34페이지)
교과서는 교육 가치가 있는 내용을 집약적으로 선정하고 조직한 매체이다. 이때교육 가치는 국가나 교육기관의 교육 목적과 목표를 반영한다. 따라서 제1~4차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외국문학 또한 국가의 교육 목적이나 이념과의 연관성 속에서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고등국어』의 외국문학은 『중학국어』의 외국문학에 비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국가 이데올로기를 드러낸다. 정치와 참여를 배격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별」은 계급 차이라는 현실 문제에대한 지적 없이 자아와 세계가 갈등 없이 융합하는 과정을 보여 준 ‘서정소설’로서 교과서에 채택될 수 있었다. 제1~4차 고등학교 국어 교육과정에서는 공통적으로 감정의 도야, 개성적인 자아의 형성을 교육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슬픔이라는 감정의 배양을 통한 개성적 자아의 형성’에...
김소영 ( Soyoung Kim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5] 제16권 197~236페이지(총40페이지)
1906년 이후 통감부를 비롯한 친일 세력은 일본 통치에 대한 의병의 반일투쟁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한편, 언론과 교육을 통한 반일의식 및 ‘애국심’ 형성을 통제하고 막으려 했다. 이를 위해 언론·출판의 자유를 통제하는 일련의 법령을 반포했는데, 특히 「교과용 도서 검정규정」에 의한 교과서 검열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형성하고 고취할 만한 내용을 통제하는 데 있었다. 그런데 통감부와 친일 세력이 이와 같은 교과서 검정에 대한 반발과 비난에 대응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 역시 ‘애국’이었다. 교과서에서 기술한 국가사상이나 정치행위와 관련된 ‘애국’은 ‘진정한 애국’이 아니며, 부국강병과 문명개화를 실현하기 위한 ‘근면함’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라고 주장했다. 부국강병과 문명개화를 애국의실현 방법으로 상정한 것은 반일적 지식인들 역시 마찬가...
양태근 ( Taekeun Yang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5] 제16권 237~271페이지(총35페이지)
‘중국에 철학이 존재하느냐?’와 같은 중국철학의 합법성과 같은 문제의식의 시작은 이러한 개념들이 처음 중국에 도입되던 시기부터 존재하였던 것으로 여전히 논쟁 중이다. 이러한 논의가 더욱 깊이 있는 심도를 가지려면 바로 펑유란(馮友蘭)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우리는 펑유란의 개인적 사상의 발전경로를 따라 ‘중국철학’과 ‘철학’에 대한 미시적인 개념사적 이해를 하려고 한다. 펑유란의 철학 발전 경로는 중국철학사를 통해 ‘중국에서 철학의 발견’을, 또한‘신이학(新理學)’이라는 경로를 거쳐 자신의 철학체계를 세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펑유란은 이렇게 ‘철학’이라는 매개를 통해 구미와 중국 전통을 넘어서는 새로운 철학을 기대한다. 이러한 철학이 가능하기 위해서 펑유란은 개념의 논리 분석적 이해를 통한 각성을 통해 궁극적인 깨달음을 추구한다. 펑유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