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작가 정도상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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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문학] 작가 정도상 `찔레꽃`에 대한 자료입니다.
목차
1. 정도상, 찔레꽃을 쓰다


2. 「함흥, 2001, 안개 」․「늪지」․ 「풍풍우우(風風雨雨)」
- 사회에 도태되어 유랑하는 개인


3. 「소소, 눈사람 되다」·「얼룩말」
- 강하게, 다시 일어서는 충심


4. 찔레꽃 , 소설에서 보여주는 다의어
본문내용
2. 「함흥, 2001, 안개 」․「늪지」․ 「풍풍우우(風風雨雨)」
- 사회에 도태되어 유랑하는 개인

가난한 인민 여성, 팔려온 새가이(아가씨), 조선족 안마사, 그리고 남한의 또 다른 이방인인 탈북자 은미에 이르기까지, 충심은 언제나 사회제도의 가장 밑바닥, 아니면 그마저도 편입되지 못해 경계를 맴도는 유랑민에 지나지 않는다. 작가 정도상은 개인이 대항할 수 없는 이러한 근대적 사회 구조의 폭력을 자연적인 공간 또는 배경 안에 녹여내 생생히 전달하는데 탁월한 재주를 보인다. 「함흥, 2001, 안개」에서 지독하게 충심과 도시를 가두고 놓아주지 않는 안개가 바로 그러하다.
연대적 순서로 보면 소설의 가장 앞쪽에 놓여 마땅한 「함흥, 2001, 안개」는 함흥 소녀 충심이 지금까지 살아온 평범한 삶과 인신매매단에 의한 강제월경의 사건이 교차하는 이야기다. 함흥 음악학교를 다니는 충심은 ‘한번도 운명을 미리 알아야겠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38쪽) 운명에 순종적인 소녀였다. 음악학교를 졸업하면 선전대나 기동대에 들어가 일하게 될 당연한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 그에게 불완전한 미래의 요소란, 기껏 미래가 불확실한 재춘 오빠와의 사랑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고민하는 정도이다. 고단한 생활과 심심한 일상을 지겨워는 하지만 그것을 불평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충심에게 도시를 감싼 안개는 은밀한 상징적 공간으로 다가온다.

안개가 도시를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충심은 혼자 중얼거렸다. 안개가 사흘만 계속된다면 뭔가 색다른 소문들이 한여름의 방울나무처럼 무성하게 자랄 것만 같았다. 안개가 불러올지 모를 어떤 돌연한 일들이 심심하기 짝이 없는 이 도시의 거리와 골목과 창문들을 종이비행기처럼 떠다닌다면…문득 소풍을 앞둔 소학교 아동처럼 충심의 가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함흥, 2001, 안개」, 31쪽)

안개 속을 어머니와 나란히 걸으며, 자신을 뒤따르는 주위에는 숨기고픈 남자친구를 의식하는 여고생 충심의 마음에는 그 나이에 걸맞는 호기심과 부푼 기대들이 자리한다. 충심은 이 은밀한 소망들이 안개 속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안개란 때로는 위험하지만 때로는 그 안에서 가장 원초적이며 간절한 소망들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충심에게는 겉으로 드러내어 말할 수 없는 숨겨야만 했던 감정들을 안개 속에서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며, 어린 소녀의 호기심을 아무도 모르게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