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춘향전에서 재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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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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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춘향전에서 재미 찾기
누구든지 춘향전을 몇 번쯤은 읽어 보았을 것이다. 처음 읽을 때에는 재미있더라도, 반복해서 읽다 보면 다 아는 내용인 것 같아 흥미가 떨어진다. 같은 소설임에도 춘향전과 다른 현대 소설 중에 읽을 책을 선택하라 한다면 아마 많은 사람이 다른 현대 소설책을 선택하지 않을까 한다. 춘향전은 다 아니까, 이미 많이 읽어서 재미가 없고, 읽을 동기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열녀춘향수절가의 내용은 많이 다루지 못했지만 한 학기 동안의 수업을 통해, 그리고 거의 현대적 변화가 없는 글을 읽어보면서 의외로 재미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한자가 많아 어떤 뜻인지 바로 이해할 수 없어 찾다보면 흐름이 많이 끊겨서 답답했다. 그런데 적응이 되면서 모르는 단어 뜻을 확인하는 것조차도 재미있고, 딱딱하게만 생각했던 한자가 부드럽게 사랑을 이야기하고, 자연을 표현하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또한 한자로 풍자하고, 어려운 한자를 나열하여 말놀이하는 것이 예전에는 그런 것이 있다는 이론만 배워서 그랬는지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직접 긴 이야기에서 그런 표현이 반복되며 나오니 내가 전기수가 된 것처럼 신이 났다.
기억나는 나열 중에 이런 표현이 있다. ‘대답하고 주효를 차릴 적에 안주 등물 볼 것 같으면 괴임새도 정결하고 대양푼 가리찜, 소양푼 제육찜, 풀풀 뛰는 숭어찜, 포도동 나는 매추리탕에 동래 울산 대전복 대모 장도 드는 칼로 맹상군의 눈썹처럼 어슷비슷 오려 놓고, 염통산적, 양볶이와 춘치자명 생치 다리, 적벽 대접 분원기에 냉면조차 비벼놓고 생률 숙률 잣송이며 호도 대추 석류 유자 준시 앵두 탕기같은 청술레를 칫수있게 괴었는데 술병 치레 볼 것 같으면 티끌 없는 백옥병과 벽해수상 산호병과 엽락금정 오동병과 목 긴 황새병 자라병 당화병 쇄금병 소상동정 죽절병 그 가운데 천은 알안자 적동자 쇄금자를 차례로 놓았는데 구비함도 갖을시고 술 이름을 이를진대 이적선 포도주와 안기생 자하주와 산림처사 송엽주와 과하주 방문주 천일주 백일주 금로주 팔팔 뛰는 화주 약주 그 가운데 향기로운 연엽주 골라내어 알안자 가득 부어 청동화로 백탄 불에 남비 냉수 끓는 가운데 알안자 둘러 불한불열 데어 내어 금잔 옥잔 앵무배를 그 가운데 데웠으니 옥경 연화 피는 꽃이 태을선녀 연엽선 뜨듯 대광보국 영의정 파초선 뜨듯 둥덩실 띄워놓고 권주가 한 곡조에 일배일배부일배라.’ 월매가 차린 춘향이와 이몽룡의 주안상을 묘사하는 장면이다. 숭어찜이 폴폴 뛰거나 포도동 나는 매추리탕처럼 흉내내는 표현이 잘 드러나 있어서 재미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긴 문장을 전기수가 들려준다면 긴 호흡을 유지하느라 헥헥대며 한 문장을 마칠 것이다. 아마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그런 전기수의 모습을 보며 몰입하고 또 깔깔댔을 것이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당황했던 적도 있다. “향단아 술 부어 너의 마누라께 드려라. 장모, 경사 술이니 한 잔 먹소.” 읽다가 깜짝 놀랐다. 향단이의 마누라라니, 이해가 되지 않아서 어떤 유희적인 표현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여기서 마누라라는 말은 나이 많은 여자라는 뜻으로 쓰였다고 한다. 옛날에는 마누라가 부인이라는 뜻 말고도 나이 많은 여자라는 뜻으로도 쓰였나 보다. 나중에 다른 작품을 읽다가 같은 표현이 나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자의 구성과 뜻을 이용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표현을 할 수도 있다. ‘너는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글자 되되 땅 지(地)자 그늘 음(陰)자 아내 처(妻)자 계집 녀(女)자 변이 되고 나는 죽어 글자 되되 하늘 천(天)자 하늘 건(乾) 지아비 부(夫) 사내 남(男) 아들 자(子) 몸이 되어 계집 녀(女) 변(邊)에다 딱 붙이면 좋을 호(好)자로 만나 보자.’ 사후에도 인연을 기약하는 장면인데 파자놀이처럼 표현하면서 인연을 말하는 것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릴 때 한자를 하나하나 외우면서 재미도 없고 힘들었던 기억이 많은데, 한자를 싫어하는 어린아이들이 이렇게 노래를 부르며 한자를 배우면 흥미를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전소설임에도 현대적으로도 충분히 공감이 가서 재미있는 표현도 있었다.
“바람맞은 낙춘이.”/ “예. 등대 들어를 가오.” ‘낙춘이가 들어를 오는데 제가 잔뜩 맵시 있게 들어오는 체하고 들어오는데 소면한단 말은 듣고 이마빡에서 시작하여 귀 뒤가지 파 제치고 분성적한단 말은 들었던가 개분 석 냥 일곱 돈어치를 무지금하고 사다가 성(城) 겉에 회칠하듯 반죽하여 온 낯에다 맥질하고 들어오는데 키는 사근내 장승만한 년이 치마 자락을 훨씬 추워다 턱밑에 딱 붙이고 무논의 고니 걸음으로 낄룩 껑쭝 엉금엉금 섭적 들어오더니’ 사또가 기생들을 부르는 장면이다. ‘오동 복판 거문고 타고 나니 탄금이’, ‘바람맞은 낙춘이’ 등 이름을 이용한 언어유희가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낙춘이가 들어오는 장면이 상상이 되어 웃음이 났다. 이마빡에서 시작해서 분을 치덕치덕 발라 성 겉에 회칠한다는 표현이 마치 요즘의 ‘화떡녀’가 연상되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키는 장승만한 사람이 치마를 턱밑에 붙이고 온다는 것도 미니스커트가 연상되어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