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분석 _ 로저와 나(마이클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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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분석 - 로저와 나(마이클 무어)
‘로저와 나’는 상당히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치고 흡인력있고 재밌다. 어렸을 때부터 방송 다큐멘터리 (특히 설명톤의 다큐멘터리) 위주로 접하며 다큐멘터리란 아빠가 보는 것, 지루한 것, 교육적인 것 이란 생각이 나도 모르게 세뇌되었나 보다. 이 영화를 보며 이런 편견아닌 편견을 갖고 의무감에 보던 것들과는 다른 신선함이 느껴졌고 (하지만 89년도 作이라니) 감독특유의 sarcasm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첫 시작부터 ‘난 남들과는 달라’라고 외치는 듯 시작한다. 본인이 어떤 곳에서 태어났고 자신의 고향인 플린트가 어떤 곳인지 자연스럽게, 하지만 재밌게 포문을 연다. 마치 유쾌한 친구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게 되듯 시선을 끈다. 중간에 절묘하게 나오는 자료 화면은 더 재미를 더한다. 이건 뭐 자전적인 영화인가 하는 순간 감독 본인이 캘리포니아에서 일을 잘리고 다시 플린트로 돌아온 시점에서, 제네럴 모터스가 로저 스미스 회장의 결정으로 11개의 공장을 폐쇠하며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한순간에 직업을 잃고 나왔다는 것을 알린다. 이 영화 제목의 주인공 로저 스미스가 드디어 등장한 것이다. (이후로도 수도 없이 등장하지만 결국 인터뷰 한번 따지 못한 비싼 남자 로저 스미스) 제목에 이름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떠올려 보면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가 바로 떠오르는데. 이건 이미 고인이 된 비비안 마이어 여사보다도 찾기가 힘든 듯하다. 씁쓸하지만 이것이 현실인 것이다.
영화속 내내 마이클 무어는 GM 회장인 로저 스미스와 인터뷰를 하기를, 플린트의 현실을 봐주길 원한다. 무엇이 그렇게 무섭고 싫은지, 로저 스미스는 3년이라는 시간동안 얼굴 한번 제대로 보여주지않는다. 사실 한국에서 살아온 내가 보기엔 애초에 가능하지도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실패하긴했지만) 마이클 무어는 그래도 계속 밀어붙이면 인터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한 듯 하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감독이 가는 행보를 도와준 것을 보면 적어도 미국이라는 사회는 이 나라보다는 좀 더 나은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 행보에 대한 외부의 강제성과 무력은 없었고 영화가 멀쩡히 영화관에 걸린 것을 보면 말이다.
또한 마이클 무어는 인터뷰를 통해 로저 스미스가 해고당한 노동자들을 만나기를 원했다. 아마도 ‘실제로 보고도 네가 그럴 수 있겠어. 왜 그랬어. 네가 한 짓을 봐.’ 등등의 분노를 포함한 의미를 담고있지 않을까. 그 정도의 마음이라도 있으면 애초에 딱히 그런 짓을 할 것 같지도 않지만, 약자의 입장에서 뭐라도 해야하는 그 마음으로 이리뛰고 저리뛰는 마이클 무어의 노고는 느껴졌다. 이 정도면 성공이 아닌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는 확실히 전달되었으니 말이다. 마이클 무어에겐 이 사태가 남 일이 아니었을 것이고 GM은 멀쩡하게 몸집을 키우는 것을 마냥 곱게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마이클 무어에게 해고는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되었고, 한마디로 순진한 생각이었다. 당시 세계 최고의 기업인 GM은 엄청난 이윤을 내면서도 문을 닫는다.
이것들만 보면 마치 로저 스미스가 악하기만한 싸이코패스처럼 느껴지지만 회계사 출신인 로저 스미스의 계획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많은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그렇게 절약한 돈으로 첨단 기술관련 회사나 무기 제조회사를 인수하는 것이었다. 자금난을 들먹이면, 노조는 기꺼이 수십억 달러의 임금 삭감을 받아들일 것이고, 그 돈으로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해외에 공장을 짓는다. 그에게 노동자들의 가치는 공장의 소모품일 뿐이고 그들을 보내고 훨씬 돈이 적게드는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는 것이 회사에게 이익으로 보였을 것이다. 마이클 무어의 가족들, 친구들 등 플린트의 사람들은 그의 결정으로 순식간에 실업자가 되어 사회 최하층으로 전락한다. 과연 이것이 장기적으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까?
플린트의 사정은 점점 악화되어져가고 이 과정을 감독은 비치 보이스의 ‘좋지 않을까’란 노래를 통해 역설적으로 연출한다. 이런 기분좋은 노래를 들으면서 기분이 더러워졌다고 느끼는 경험을 과연 로저 스미스(를 비롯한 누구들)은 겪어봤을까. 마이클 무어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플린트 사태와 관련하여 사람들을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한순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뿐 아니라 그에대한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여러 상황의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마이클 무어는 비관적의 사람들의 상황(하지만 절대 슬프게 느껴지지는 않게)과 그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절묘한 타이밍으로 보여준다. 단지 순서의 차이일 뿐인데 그 편집의 순서로 인해 보는 사람들에게 허를 찌른다.
내가 영화를 보며 미국 유머 특유의 sarcasm을 느낀 것은 내용에 비하면 유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선곡과 편집 때문이었는데 이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 온 것 이라고 본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섰다면, 심각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고수했다면,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신파가 되었을 것이다. 역설적이면서도 담담하지만 유쾌한 특유의 느낌이 사라져서 보기 힘들게 됐을 지도 모른다. 감독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었으니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로저 스미스나 여타 사람들을 비꼬지 않는다. 사실을 보여 줄 뿐인데 그것이 그들을 비꼰다고 느낀다면 그것이 그들이 한 잘못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반대로 처음부터 본격 노동자, 자본주의 관련 영화라고 주장하며 의견을 펼쳤다면 과연 사람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드렸을까. 감독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할때도 먼저 사람들의 경계심을 허문다음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그들의 솔직한 말을 담기를 원했다. 감독의 코멘터리를 보면 의도하진 않았지만 인터뷰 화면에서 부자들이 나오는 장면은 빛이 나고 밝은데 반해 실업자들이 나오는 장면은 어둡고 침침하다고 하며 씁쓸하게 웃는데, 부자들은 좋은 날씨에만 밖에 나오는 것 같다며 농으로 덧붙이는 걸 들으며 나 역시 씁쓸한 감정이 들었다. 화면만 봐도 느껴지는 그 분위기 차이처럼 자연스럽게 보는 사람도 그런 감정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