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1. 소악부란
2. 소악부의 형성배경
3. 익재(益齎) 이제현과 급암(及庵) 민사평의 소악부
3.1. 익재 이제현과 익재 소악부
3.2. 급암 민사평과 급암 소악부
4. 소악부의 양식적 특징
5. 소악부의 문학사적 의의
1. 소악부란
소악부란 고려 시대에 유행하던 우리말 노래를 한시로 옮긴 것을 뜻한다. 중국에서 가져온 용어 악부(樂府) 중국 한대(漢代)에 각지의 민요를 채집하여 음악을 관장하던 관청의 이름에서 따옴, 각 지방의 민요를 채집하여 정치의 잘잘못을 살폈다. 후대에 와선 이 악부에서 채록한 시가를 악부시가(樂府詩歌) 또는 악부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그 뒤 음악과 함께 쓰이지 않고 시가만 독립하게 되었다.
에 칠언절구의 짧은 형식을 사용했다고 하여 소(小)자를 얹은 것이다. 소악부는 고려 말 이제현(李齊賢)에 의해 처음 창작되었다. 고려시대에 유행하던 민요와 속요를 7언 4행의 형식으로 한시화하였다. 이는 민사평에게 이어졌다가 기나긴 공백기를 거친 후 조선 후기에 들어 다시 계승되었다. 고려 시대의 소악부는 이제현의 것은 에 11편, 민사평의 것은 에 6편이 전한다.
2. 소악부의 형성배경
소악부가 처음으로 지어진 것은 고려 말 익재(益齎) 이제현에 의해서이다. 그가 당시의 민요나 속요를 소악부화한 데에는 그의 개인적 취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기속악부(紀俗樂府) 기속악부는 악부의 한 갈래로서 민간의 풍속과 백성의 생활 실태를 그려놓은 악부를 말한다. 민간의 자잘한 이야기, 남녀상열지사와 같은 민간의 생활을 소재로 한 민요풍의 시를 뜻하는 것으로 고려 말 대표적 문인으로 김극기와 이규보가 있다.
를 통해서도 확인되는 것처럼 고려 말 사대부 층이 일반적으로 공유하고 있던 민간의 동향과 백성의 삶에 대한 높은 관심이 소악부라는 독특한 형태로 표현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소악부의 역사적 형성배경은 고려후기 기속악부의 형성배경과 연관이 있다. 즉, 소악부라는 양식은 상층의 권문세가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면서 서민세계에 대해서는 친화감을 지닌 채 일종의 중간 사회층 으로서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부상하고 있던 고려 말 신진 사대부 층의 사회 내 위치와 관심, 취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는 기속악부에 있어서도 비슷하다. 그러나 기속악부의 경우 민간세계에 관심을 기울인다고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로 시인 자신의 의식에 의해 굴절된 채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에 반해 소악부에서의 민간세계에 대한 관심의 표현은 직접적이다. 민간의 노래를 시화함으로써 민중의 정조나 의식세계, 삶의 양태를 아무런 굴절 없이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중정서의 구현이라는 점에 있어서 소악부는 기속악부 일반보다 더 나아가 있다.
이 점에서 소악부는 사회적 안정기에는 성립, 발전되기 어렵고 계급이동이 급격히 수반되는 역사변동기에 성립, 발전될 가능성이 높은 문학양식이다. 비교적 안정기였던 조선 전기에는 소악부 양식이 문학사에서 잠복했다가 역사변동의 속도가 빨라지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다시 소악부 양식이 출현, 발전하고 있음이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해준다.
따라서 이제현에 의한 고려 말의 소악부 양식의 성립은 그 자체만 떼 내어서 생각해서는 안 되고 신진사류인 김극기와 이규보 이래의 기속악부의 창작전통과의 관련 속에 이해되어야 옳다. 그렇게 이해할 경우 고려 말의 소악부는 기속악부의 발전에서 파생되어 나온 소담스런 꽃에 해당한다. 이제현의 소악부는 연이어 급암(及庵) 민사평의 소악부를 낳게 하고 있다. 이 형성경위는 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종백 익제공께서 근래에 지은 시(익제 소악부) 몇 편을 기록하여 부쳐 보내서 받아보니, 고하를 생각하지 않으시고 후진을 인도하려는 뜻이 깊고 절실한지라, 비록 내가 못나고 어리석지만 어찌 고마움을 알지 못하겠는가. 그러나 스스로 생각하니 졸삽하여 이제껏 화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황송하게도 지금에 이르렀다. 공께서는 늦어지고 느린 죄를 용서하시고 다시 소악부 2장을 지어 보여주시니 더욱 감동하고 더욱 죄송합니다. 이에 삼가 몇 수를 지어 화답하는바, 몸을 깨끗이 하고 정서하여 좌우 배정합니다. 박혜숙, 「고려말 소악부의 양식적 특성과 형성경위」, 한국한문학연구, 한국한문학회, 1991.
『급암 선생문집』 제3권 제3장 서문
3. 익재(益齎) 이제현과 급암(及庵)민사평의 소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