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영화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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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영화관을 들어서며]
소의 방울소리인 워낭소리가 영롱한 울림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워낭은 노동의 계약이요, 코뚜레는 족쇄요. 워낭은 감시도구이다. 죽은 순간 일소는 워낭을 벗을 수 있다. 우리에겐 보이는 영화와 안 보이는 영화, 두 종류의 영화가 있는데 이 중, 다양한 아름다움과 창조성을 갖춘 예술영화이지만 비 상업적이라는 이유 때문에 못 볼 뻔했던 독립영화 다큐영화가 있다. 고인이 되신 스테파노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과 용서의 메아리가 널리 퍼져가고 있는 요즘 또 다른 주인공인 할아버지와 소가 보여준 사랑이 우리네 가슴속에 울림으로 다가왔다.
21세기 우리의 생활 리듬은 패스트푸드와 생활가전만보더라도 빠른 변화와 적응이다. 이런 우리에게 느리지만 진심 어린 걸음으로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노부부와 늙은 소의 40년에 걸친 우애를 다룬 [워낭 소리]는 한국의 농촌 모습과 그것을 묵묵히 지켜나가는 여정을 담아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KTX] [초고속 인터넷] [신상]과 [얼리 어답터]가 현대인의 능력으로 여겨지고, 분초를 다투는 생활과 눈에 보이는 변화와 결과를 기대해서 무언가를 빨리 해내어야만 가치 있으며, 남이 하지 않는 것을 먼저 해야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에 익숙해 있는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는 무의미하고 지루하다는 희비가 교차하는 것도 사실이다.
소설책이나 영화제목을 보면 어느 정도 줄거리가 예측되는 경우도 있고, 가판대의 잡지들 제목처럼 호기심만 자극하고 실제 내용은 알맹이가 없는 낚시 제목의 경우도 있는데 [워낭소리]라는 소리는 들었을 때 공감과 친근함이 있었다. 아니 솔직히 향수에 젖었다.
워낭이란? 소나 말의 귀 뒤에서 턱 밑으로 늘어뜨려 단 방울을 말하고, 워낭소리는 마소의 턱 아래에 늘어뜨린 쇠고리 또는 마소의 귀에서 턱 밑으로 늘여 단 방울에서 나는 소리를 뜻한다. 소가 움직일 때마다 종소리가 나서 산이나 들에서 풀을 먹일 때 소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일부 지역에서는 처마 끝에 다는 [풍경]의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소풍경]이라 부른다. 불교 의식에 쓰이는 종인 [요령]의 소리와 비슷해 [소 요령]이라고도 한다. 워낭소리는 소가 여물을 먹을 때나 풀을 뜯어먹으며 고개가 움직일 때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가 나기도 하고, 파리나 벌레가 있어 이를 쫓을 때 급한 소리로 크게 울려 퍼진다.
한국영화가 대박에서 쪽박으로 기울고 있는 요즈음 그래도 과속스캔들이 800만이라 하며 한국영화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요즈음 오히려 찬밥신세였던 독립영화중에서 다큐드라마인 워낭소리가 대중과 매스컴의 관심을 끌다보니 이젠 대통령까지 보았다. 그러다 보니 나 역시 호기심이 발동되어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었다. ‘워낭소리’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열악하기 그지없는 독립영화의 제작 환경을 생각하면 대통령의 관심은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나는 대통령이 산업의 차원을 넘어 ‘워낭소리’에 담긴 진정한 교감과 소통의 의미를 먼저 헤아렸기를 희망한다. 대통령의 귀와 가슴에선 워낭소리가 오래도록 들리고 울려야 한다.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소천(선종)하시며 선물로 주신 “사랑하고 용서하라”가 사회통합과 반성의 물결로 넘치는 가운데 워낭소리라는 영화도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 삶이며 그 속의 작고 소박한 것이 소중하고 행복임을 일깨워 주는 청량제 같은 희망의 메아리”가 되었으면 한다. 입신출세를 위해서는 법과 원칙을 어기며 사람과 자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헌신짝 버리듯 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 개인의 과정도 모아보면 한편의 영화인 것이다. 많은 이들이 미국영화의 대형스케일에서 나오는 엄청난 물량의 투자와 작위적인 스토리 전개에 익숙해 있는 우리 영화관객들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워낭소리에 이토록 관심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워낭소리가 어떤 의미와 메시지를 주는지 들여다보자.
[대형스크린에서 오감을 자극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