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어웨이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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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 20세기 초 전보와 전화, 증기선과 철도의 보급은 세계화와 번영을 가져오나 1914년 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이 시기 하이에크는 전쟁을 경험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였던 케인즈는 정부에 전시 경제에 대한 조언자로서 활동하였으나 전후 패전국인 독일에 막대한 전쟁보상금을 부과하는 문제로 정치인들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떠나게 된다.
전쟁이 끝난 후 궁핍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해결책으로서 인기를 얻고 있었고, 자유경제주의를 주장한 하이에크 역시 폰 미제스가 주도하는 대학의 모임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자신이 온건한 사회주의자였다고 말한 바 있다.
1920년대 초 소련은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스탈린에 의한 국가 주도의 중앙계획경제가 본격화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막대한 전쟁보상금으로 인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나치와 히틀러가 등장한다. 이로부터 하이에크는 인플레이션이 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는 그의 경제철학의 토대가 된다.
한편 미국은 1920년대 엄청난 호황을 경험하나 1929년 주가 대폭락과 함께 은행들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대공황을 겪게 된다. 비슷한 시기 유럽 역시 경제가 침체되면서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에 파시즘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세계 흐름을 지켜본 케인즈와 하이에크는 서로 정반대의 해석을 한다. 케인즈는 1393년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통해 정부지출을 늘임으로써 대공황을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당시 미국의 루스벨트 행정부의 뉴딜정책에 큰 영향을 준다. 영국에서도 1945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대표되는 복지국가를 표방한 영국식 사회주의가 등장한다. 이처럼 케인즈주의는 이후 30년 동안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이 된다.
한편 하이에크는 영국 런던에서 예종에의 길(The Road to Serfdom) 출간하고 시장에 문제가 생기더라고 시장은 그 자체로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두 학자 간의 이념대결은 케인즈의 승리로 일단락되었고 이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하이에크 이론을 신봉했던 경제장관 에르하르트가 모든 가격통제를 폐기함으로써 해결되었던 것을 제외하고, 하이에크의 자유경제주의는 사람들에게 외면 당하게 된다.
2부에서는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발생한 스태그플레이션과 오일쇼크로 인해 세계경제가 케인즈주의에서 자유경제주의로의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세계가 케인즈주의를 신봉하고 있던 시기 자유경제주의를 주장했던 하이에크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미국 시카고 대학에 합류하는데, 정부 역할 최소화와 자유시장 확대를 주장하는 프리드먼 역시 이 대학에 있었다.
미국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공화당원이었던 닉슨이 임금과 가격통제를 지속하는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이는 하이에크 진영이 힘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 시기 혼합경제의 영국 역시 실업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발생하고, 임금과 가격통제가 실패하는 상황을 맞아, 키스 조셉과 같은 자유시장주의자들이 힘을 얻게 된다. 키스 조셉은 영국 경제를 살리려면 고통감수를 받아들여야 한다. 파산과 빈부격차, 불평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친다. 또한 영국 보수당 당수로 선출된 마가렛 대처는 하이에크와 신념을 공유하고 과도한 세금과 규제, 공공지출 축소와 같은 정책을 강력히 펼치게 된다. 이러한 세계 흐름 변화 하에서 1974년 하이에크가 노벨상을 수상한다.
미국에서 또한 대표적 규제산업이었던 항공 산업의 규제철폐를 시작으로 탈규제 분위기가 확산된다. 마침내 1979년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그는 대처와 유사한 입장에서 자유경제주의를 기반으로 한 정책을 편다. 이러한 레이건의 정책은 초기에 기업들의 도산과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켰으나 3년 후 서서히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감세와 규제철폐, 제한적 정부지출을 표방하는 레이거노믹스가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다.
영국의 대처 역시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대처주의자들의 주된 공격 목표는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던 국영기업들이었는데 수 년 동안 계속된 손실에도 불구하고 정부보조금으로 지탱되고 있던 탄광과 탄광노조와의 1년에 걸친 격렬한 싸움에서 마침내 대처가 승리하면서, 이후 전기, 전화, 석유, 가스, 철도, 항공, 수도 등 대부분의 국영기업들이 민영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2. 「커맨딩하이츠(Commanding Heights)」감상평
케인즈, 하이에크, 프리드만 - 책과 수업을 통해 교과서적으로 알고 있었던 경제학자들의 사상과 이념대결을 실제 세계경제 상황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 자료를 통해 보니 새롭게 다가왔다. 세계사에 대해 관심도 별로 없고 그만큼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체계적으로 정리된 경제사를 보면서 케인즈주의와 자유경제주의의 등장 배경과 그 이념의 흐름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어 좋았다.
영상은 새로운 경기침체, 불황에 직면하여 정부가 어떠한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간만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하며 끝을 맺는다. 실제로 20세기 초 작은 정부론이 지배적 흐름이었다면 20세기 중반에는 케인즈주의를 표방하는 큰 정부론이 힘을 얻었고, 다시 20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세계화 흐름 속에서 작은 정부론과 신자유주의가 세계경제를 주도하게 된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미국의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된 세계금융위기에 직면하여 신자유주의에 대한 회의와 반성으로 다시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세계경제는 정부의 계획경제이념과 자유경제이념을 번갈아가며 채택하는 주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아직 어떤 이념과 체제가 더 나은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고,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결국 이러한 이념들은 어떻게 하면 세계경제를 풍요롭게 하고 우리의 생활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가에 대한 것으로서 도구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공황 시기에 케인즈주의가 경제를 회생시켰고 이후 스태그플레이션 혹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자유경제주의가 세계경제를 안정시킨 예로 볼 때, 경제문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분석을 보다 정밀하고 정확하게 하려는 노력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경제 이념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판단하고 선택함으로써 이념 간 대립에서 나아가 이념 간 조화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