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화원 대전 살아있는 그림을 보다

 1  조선 화원 대전 살아있는 그림을 보다-1
 2  조선 화원 대전 살아있는 그림을 보다-2
 3  조선 화원 대전 살아있는 그림을 보다-3
※ 미리보기 이미지는 최대 20페이지까지만 지원합니다.
  • 분야
  • 등록일
  • 페이지/형식
  • 구매가격
  • 적립금
자료 다운로드  네이버 로그인
소개글
조선 화원 대전 살아있는 그림을 보다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2011년 11월 29일 조선회화대전을 보러 리움미술관에 갔습니다. 처음에는 아줌마 부대와 함께 도슨트를 따라가면서 전시물들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도슨트의 설명은 너무 아줌마 부대에 맞게 설정되어 있어 지루했기 때문에 혼자서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전시실 1층은 화원이 왕실을 위해 그린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고 지하 층에서는 왕실과 상관없는 그림들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1층 전시실에는 왕실 행사를 그대로 그린 그림들이 많았는데 이중 화성능행도 8곡병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detail_wrap art tab1_con1
화성능행도 8곡병 華城陵幸圖八曲屛
김득신 외 金得臣 外 | 1795년경 | 보물 1430호
김득신 이인문 등이 그렸다는 이 그림은 정조가 화성행차를 하는 장면을 담고 있었는데, 작은 화면에 깨알같이 사람을 그려 놓은 것을 보고 당시 궁중 화원의 섬세함과 노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8곡병중 하나의 그림이 저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그 그림에서는 왕이 행차하고 있는 길이 다른 그림들과는 좀 달라보였습니다. 길의 양 쪽 끝부분이 뭔가 배의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것은 왕이 강에 배로 만든 다리 위를 행차하고 있는 장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왕은 배보다 배다리를 더 좋아했던 것일까를 생각해보며 나중에 정조가 화성행궁을 하는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따위가 나오면 꼭 저 장면을 재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tab1_con4 오재순 초상 吳載純肖像
이명기 李命基 | 18세기 말 ~ 19세기 초 | 보물 1493호.
사실 얼마 전 아주 인상 깊게 보았던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상기시키며 드라마에 나왔던 그림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 전시를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해지는 것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김홍도와 적대관계로 나왔던 이명기의 그림을 보았는데 얼굴의 섬세함이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였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이 없던 시절 인물의 생김새와 그 얼굴색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최근에 전통 방식으로 서직수의 초상화(이명기가 얼굴을 그린!) 얼굴 부분을 그려봤는데 그려보기 전에는 그리 어렵지 않아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매우 어려웠습니다. 지금보다 환경이 더 열악했던 조서 화원들을 도대체 어떻게 저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지 정말 대단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 다른 초상화들 중에서는 이명기가 얼굴을 그리고 김홍도가 몸을 그린 것들도 있었는데 그 이유가아무래도 김홍도보다 이명기가 얼굴을 더 잘 그려서 그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제가 유독 동물을 좋아해서 그런지 지하층에서는 영모화가 유독 눈에 띄었고 또 그 그림들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그림들 중에 김두량의 흑구도가 있었는데 흑구도는 전에 영모화게 뛰어났던 이암을 조사하면서 견도를 찾을 때 본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그림도 이암의 그림인줄 알았다가 나중에 김두량이라는 화원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매우 사실적으로 뒷다리로 몸을 긁고 있는 흑구의 모습이 재치 있었습니다. 이암의 강아지가 순수하고 몽글몽글 귀여운 모습이었다면 김두량의 흑구는 세상 좀 살아본 노견의 모습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장승업의 호취도와 유묘도 등을 보았는데 장승업이 술을 좋아하고 호방,대담한 성격이라고 들었는데 정말이지 그림을 그린 사람은 이미 없지만 그림에서 그 사람의 성격이 진짜로 들은바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를 다 보고나서 과연 이게 나의 선조들의 그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이지 내가 이런 문화를 만든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게 자랑스러웠습니다. 반면 이런 문화가 격한 시대를 거치며 훼손되었거나 사라져버리고 그나마 남아있는 이 귀한 그림들이 외국의 소유에 있다는 사실에 조금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쁘면서 슬픈 아이러니한 감정이 제가 전시를 다 보고난 후의 감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지금 이렇게 현재까지 전해 와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라도 있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습니다.
사진 출처 - 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