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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그렇다면 세종대왕의 업적 중 어떤 것이 사회학과 가장 관련이 깊을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로 세종의 모든 업적의 출발점은 사회문제의 파악과 그 대안의 연구로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큰 틀에서 세종시대 전체가 사회학적 연구의 과정을 밟았고 그를 통해 세종의 통치가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사회학이란 학문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세종은 사회학적 통치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인본주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세종의 위민 사상은 사회학과 그 지향점이 같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맑스나 베버, 기든스 같은 사회학자들은 인간사회의 질서에 대해 연구하고 궁극적으로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관심을 가졌습니다. 결국 이런 사회학자들도 세종처럼 사회를 분석하고 결론적으로 위민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세종시대의 위민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세종시대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그러니까 사회학의 개념에서 종속변수라고 볼 수 있는 백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 독립변수로 세종의 위민사상을 검토해 보고자 합니다.
세종대왕은 크게 조세, 구휼, 형벌정책의 개선을 통해 위민사상을 실현 하고자 했습니다. 이렇듯 세종의 주된 건국이념을 위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알 수 있는 실록의 기록으로는 태조의 즉위교서를 들 수 있는데, “왕은 이르노라. 하늘이 많은 백성을 낳아서 君長을 세워, 이를 길러 서로 살게 하고, 이를 다스려 서로 편안하게 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세종시대의 주요 관심과 목적이 드러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은 이 즉위교서에 담긴 뜻을 지키려는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실록의 기록을 살펴보면 세종7년에 있었던 가뭄과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가뭄이 극심한 것을 보고 세종은 직접 도성 밖으로 나가기까지 하며 10여 일을 걱정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그리고 세종은 백성들의 무지로 인해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관대 했으며 대신 백성들의 안위에 관한 일에서는 용서가 없었습니다. 특히 관리들이 소홀히 해서 백성들을 힘들게 할 때에는 엄벌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백성에 대한 사랑은 노비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노비들의 산후조리를 보장할 정도로 자상한 왕이었습니다. 이렇게 실록에 남아있는 세종의 행동들은 단순한 정치적의무로 행해진 위민이었기 보다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 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먼저 세종시대의 사회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보고 세종의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위민사상에 대해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우선 세종시대의 사회를 살펴보면 세종시대는 유교가 지배하던 사회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의 사회구조에는 왕의 결정이 절대적이었고 백성들은 이를 따르면 되는 사회였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왕이 절대 권력을 가지지는 못했는데 이는 다른 관리들의 기득권과 관련해서 그들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세제도를 변경함에 있어서 기존의 관리들의 기득권과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세종은 사회학적 방법인 여론 조사를 통해 백성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세제도를 개혁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기득권 세력과의 마찰이 있었고 이런 문제들은 세종시대의 많은 부분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과 같이 여론이 문제의 해결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관리라는 특정 집단이 독자적으로 사회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런 사회에 대해 세종이 그 틀을 뒤집을 수는 없었지만 그 틀 안에서 사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해결을 추구 했습니다. 사회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콩트는 사회의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사회에 대한 이론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비록 구체적으로 이론을 만들어 내지는 않았지만 사회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통해 개선의 방향을 찾고자 한 세종의 통치와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세종은 사회학적관점으로 사회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했으며 사회개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여기서 맑스와 같은 혁명적인 사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당시의 조선시대에서는 혁명적인 생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의 사회 구조적 특징은 상하의 구분이 엄격했고 이를 유지하는 버팀목으로 유교사상이 존재 했으며 합리적이기 보다는 기득권의 이익과 관련해서 사회가 구조화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당시의 사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세종이 어떻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는지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 세종은 인식하고 있었으며 사회학적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개선시켜 나가기 위한 많은 실질적 정책들을 시행했습니다. 여기서는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형사정책입니다. 앞서 말했듯 조선시대는 유교사회였습니다. 유교에서는 군주의 덕을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덕이 있는 군주만 있으면 법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적 입장에서는 법에 의한 통치가 필요했습니다. 법의 미비로 인한 관리들의 편의적 형벌은 큰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세종은 오심에 관한 판례집을 직접 만들어 판결의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세종은 법이 백성의 삶과 직접 관련 되어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세종은 죄에 관한 처벌에 있어 실수에 대해 관대했고, 인정에 각박하지 않았으며, 백성이 호소하기 전에 먼저 조치했으며, 그러면서도 중요한 정치적 원칙은 훼손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세종은 형벌의 집행에 있어 경중을 분별하고 여러 측면을 세심하게 배려했습니다.
이렇듯 세종은 법의 집행에 있어서 법의 집행을 받는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했습니다. 이 말은 사회구조로 인해 백성들이 위험에 빠지거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사회학의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사회의 구조는 개인의 삶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시 사회에서 사회구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던 왕의 사상은 사회학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종의 사상의 근간은 앞서 살펴 본 것처럼 ‘위민’이었으며 이는 사회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백성들의 삶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 제도에 있어서 ‘위민’을 기본정신으로 삼은 세종의 법 집행은 이렇듯 백성의 삶을 보다 편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조선시대에는 ‘부민고소금지법’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죄에 대해 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세종은 “억울하고 원통한 것을 펴주는 정치의 도리”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세종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당시의 상황에 맞게 절충안을 내놓았습니다. 백성의 억울함을 호소 할 수 있게 하되 관리의 재량권도 존중하는 안이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세종은 백성들의 원억을 풀어줄 수 있는 길을 열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세종의 법 집행은 당시의 시대 상황에서 객관적 입장을 최대한 취하기 위해 노력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회 문제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은 사회과학의 연구와 그 모습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사회학의 창시자인 콩트가 그러했던 것처럼 세종도 사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위민사상을 실현해 나갔던 것입니다.
김영수, 2006, 세종의 국가경영, 국민대학교 (세종실록 참고)
맑스, 1867, 자본론, 比峰出版社
베버, 1981,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정신, 世界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