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경향에서 변화를 한 고은은 『문의마을에 가서』가 발간된 1970년대 중반부터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 자기 인식에 기초하여 현실을 보고 역사와 대면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시는 불의의 현실에 대한 격렬한 투쟁의지를 보인다.
이성부의 『백제행』(1977)은 가혹한 억압의 현실에 대해 참담하게 절
고은을 시선(詩仙)의 경지에 올랐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가 걸어왔던 삶의 궤적들과 그의 발자취인 그의 문집들은 우리의 현대사에 모습들을 그대로 용해하여 반영한다. 고은 자신도 그런 부분들을 담아내는 것이 시인의 본분이라고 생각했음을 다음의 시를 통해 알 수 있다.
시인은 시인이기 전에
고은의 시인다운 명민함을 증거하는 것으로 체험의 진정성을 운운하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실제 사실과 시적 진실성 사이에는 당연히 거리가 있음이 자연스럽고 중요한 것은 고은의 시와 그 자신이 당시문학에 새로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4. 70~80년대- 억압에 저항하는 현실참여 문학
문학청년이었다. 18살에 불가에 귀의하여 수도생활을 하던 고은은, 25살이 되던 해 한국시인협회 기관지에 「폐결핵」을 응모했고 이 시는 조지훈 등의 추천을 받아 현대시 제1집에 실리게 된다. 등단 당시 소극적이다 못해 병적이기까지 한 절망을 보여주었던 그의 시세계는 이후
현대시와 비판정신』 국학자료원, 1999, 14쪽 - 고은, 『1950년대』, 민음사, 1973, 16쪽 재인용
라는 당대 문인의 자괴와 같은 토로는 전쟁의 참혹성과 피해로 인한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정신적 상실감과 황폐감을 마땅히 대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문학은 전쟁 후의 혼란을 극복하고 황폐화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