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이다. 그의 다른 작품보다도『엄마의 말뚝』연작은 한국 근대사가 한 어머니의 삶에 고스란히 담아있는 작품이기에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이 잘 담겨 있는 소설이다. 이 글에서는 기존의 방법에서 탈피하여『엄마의 말뚝1,2,3』연작에 중점을 두어 ‘말뚝’의 의미와 그 변화에 대해 말하겠다.
엄마의 말뚝》 등이 꼽힌다. 다상뿐만 아니라 다작(多作)으로도 유명한 박완서는 등단 이후 30년 동안 무려 20개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했다. 저서로는 창작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1976) 《창 밖은 봄》(1977) 《배반의 여름》(1978) 《도둑맞은 가난》(1981) 《엄마의 말뚝》(1982) 《서울 사람들》(1984)
엄마의 말뚝1」,『스무살을 위한 페미니즘 소설』,2002 p.289
딸이 발견한 ‘엄마의 지식과 자유스러움에 대한 피맺힌 원한과 갈망’은 다시 말하면 ‘내’가 주체일 수 있는 행위를 바라는 엄마의 정체성에 대한 갈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여성’의 구호가 한계를 가지고 있었듯이 자신의
엄마는 이번엔 나에게 '신여성'이 되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시골에서 야성으로 방목된 나는 내키지 않았지만 거역하지 못했다. 엄마의 집념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지의 삶에 대한 동경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따라간 곳은 사대문 밖의 현저동 산꼭대기의 단칸 셋방이었다. 나는 실망하지
말뚝에 걸고 새끼줄을 풀다가 문득 그 길이를 재보는 격이었다.
b. 화자의 이중적 태도와 말뚝
작품의 초반부에 ‘박적골’을 낙원으로 표현하던 것으로 보아, 애초에 화자가 전통과 자연과 친하고 도시의 정서와 거리가 멀었던 것은 확실하다. 화자는 엄마의 도시적인 신여성관에도 전혀 동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