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적골은 아주 풍요로운 농촌공동체이면서 아이들에게 무한한 놀이를 제공하는 자유와 유희의 공간이다. 심지어는 뒷간까지도 ‘환상적인 놀이터’가 되어, 아이들에게 “똥은 더러운 것이 아니라 땅으로 돌아가 오이 호박이 주렁주렁 열게 하고, 수박과 참외의 단물이 오르게 한다는 것”을 가르친
말뚝에 걸고 새끼줄을 풀다가 문득 그 길이를 재보는 격이었다.
b. 화자의 이중적 태도와 말뚝
작품의 초반부에 ‘박적골’을 낙원으로 표현하던 것으로 보아, 애초에 화자가 전통과 자연과 친하고 도시의 정서와 거리가 멀었던 것은 확실하다. 화자는 엄마의 도시적인 신여성관에도 전혀 동감하지
엄마의 말뚝」은 그 제목을 보아도 짐작할 수 있듯 세계와의 상황에 맞서 있는 한 여성의 운명을 드러낸다. 어머니로서 자식들을 위해 무지함으로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 뿌리내리려는 여성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의지는 ‘모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엄마는 이번엔 나에게 '신여성'이 되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시골에서 야성으로 방목된 나는 내키지 않았지만 거역하지 못했다. 엄마의 집념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지의 삶에 대한 동경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따라간 곳은 사대문 밖의 현저동 산꼭대기의 단칸 셋방이었다. 나는 실망하지
대부분이다. 그의 다른 작품보다도『엄마의 말뚝』연작은 한국 근대사가 한 어머니의 삶에 고스란히 담아있는 작품이기에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이 잘 담겨 있는 소설이다. 이 글에서는 기존의 방법에서 탈피하여『엄마의 말뚝1,2,3』연작에 중점을 두어 ‘말뚝’의 의미와 그 변화에 대해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