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속내를 거침없이 까발려주는 닥터 이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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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아픈 속내를 거침없이 까발려주는 닥터 이라부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아픈 속내를 거침없이 까발려주는 ”
는 ‘버라이어티 메디컬 쇼’ 라는 부제 하에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일본인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모티브로한 이 연극은 2007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몇 차례 각색을 거쳐 2010년 현재는 3차 공연에 접어들었다. ‘버라이어티 쇼’ 라는 용어에 맞게, 극은 기존의 중심이 되던 인물들 간의 대화와 행동에 노래와 춤까지 가미하는데 이것은 요즘 대학로 공연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지나친 긴장감이나 대놓고 교훈성을 강조하는 흐름을 피하는 것은, 연극이 다소 가벼워 보일 수는 있지만 일상 자체가 긴장의 연속과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저런 요소들의 직접적 차용이 오히려 거부감으로 느껴질 수 있음을 고려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 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버라이어티 쇼’ 라는 매개로 하여금 큰 무리 없이 연극의 도착점까지 안착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는 철저히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맞춤 연극이라고 생각된다.
산업화 사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부터 사람들은 이제 먹고사는 일은 그래도 한 시름 놓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병들어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알 수 있다. 의 무대 역시 이런 시대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정신 병원’을 무대의 중심 공간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곳은 외상(外傷)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상처 받거나 억눌린 마음을 치료하는 곳이다.
3명의 상담자가 각각 닥터 이라부를 찾아가게 되는데 첫 번째 인물은 조폭 행동대장 강철근이다. 그는 조폭이라는 명함이 무색하게 칼이나 이쑤시개 같은 뾰족한 것을 두려워하는 선단 공포증을 앓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인물은 한때 잘 나가던 연예인으로 여러 광고에도 출현 했지만 지금은 점차 나이가 들고 새로운 신예 배우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신세가 되어버린 여성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최고라는 자아도취에 빠져 자의식 과잉 증상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김선남은 전형적인 직장인으로 사회에 찌들어 사는 인물인데 직장에선 상사눈치, 집에선 아내에게 기죽어 살면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기만 해서 결국 자신의 신체가 제어되지 않는 순간에 이르게 된다. 닥터 이라부는 이들의 증상을 꿰뚫기라도 하듯 각각을 치료해 나가는데 서로 다른 병과 증상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은 자신을 성찰하게 일깨워 줌으로써 병을 치유한다. 조폭 행동대장 강철근에게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화려한 욕망만을 쫓던 여성에게는 상업적인 방송의 이면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무력한 직장인으로서 항상 자기 내면을 감추어야했던 김선남에게는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할 것을 요구한다. 이렇게 현대사회의 산고라 할 수 있는 내적 병폐를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치유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극은 전반적으로 현대인이 가질 수 있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공연의 소재로 다룸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버라이어티 쇼’의 요소를 첨가 하면서 관객들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한편의 공연이 되었다. 하지만 인물들이 내포해야 할 세계관이 뚜렷하지 않아서 극적인 대화나 행동은 찾기 힘들었고, 이것이 대신 흥미 위주로 전개 되다보니 극중 간호사로 등장한 마유미는 비중 있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격 형성과정이나 가치관은 잘 파악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개하고 무대공간의 변화가 잦아서 자칫 관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될 부분으로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