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일본인과 o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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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책: 일본인과 천황 발행 연도: 1997년 3월 20일
저자:서현섭 출판사:고려원
천황의 국가 일본
현재 세계는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막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 부동의 경제강국 일본 그리고 근성과 끈기의 한국. 이 세 국가는 백인종이 권유하던 세계를 비집고 들어가 국제판도를 뒤흔드는 국가로 나날이 거듭나고 있다. 한 사회학자는 ‘21세기에 백인종의 시대는 가고 황인종, 즉 아시아의 시대로 거듭날 것’이라며 주장하기도 했다. 아시아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한중일 이 세 국가는 서로간의 교류를 활발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 문화를 공유하지만, 각각의 문화차이가 뚜렷한 이 세 국가의 연합은 미증유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여전히 중국과 일본에 관한 교류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일본의 경우 그 불호(不好)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기에 우리는 35년 동안 일제강점하의 식민통치를 받아왔다. 그 비참함과 굴욕감이 우리에게 일본과의 교류를 시도치 못하게 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본을 공부하거나 일본에 관해 조금이라도 우호적 발언을 하는 사람은 ‘일본앞잡이’라며 사람들에게 매도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옳은 것일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일본과의 불온한 역사는 당연히 청산해야할 우리의 과제다. 그리고 이는 일본과의 대화와 일본을 좀 더 알아 가는 과정에서, 교류하는 과정에서 해야지 절대 무시하고 비난만 해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우리는 일본을 알아야 한다. 일본이 어떤 국가인지를 알고 그에 맞춰서 향후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현 아시아시대에 맞는 개방적 국가인으로서의 소양이다.
‘일본을 이해하자’라고 외치지만, 이는 또 ‘어떻게?’라고 하는 곤혹감을 불러들인다. 한 국가를 이해한다고 하는 것은 무척 난해한 일이다. 어떤 한 국가를 이해하기 위해 혹자는 책을 읽기도 하고, 혹자는 다양한 영상매체를 시청하기도 하며, 혹자는 2~3년 동안 그 국가에 거주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 국가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또 다른 방법으로, 또 다른 관점으로 혹자는 한 국가의 특징을 연구한다. ‘일본인과 천황’의 저자 서현섭 작가는 일본이라는 한 국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천황을 연구의 목적으로 잡았다. 서 작가는 “천황제는 곧 일본인의 정서이자 발상이다”라며 또한 “천황제의 원리가 일본인의 일상적, 국민적 행동과 사고의 메커니즘에 작용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저서에서는 황가(皇家)가 황거(皇居)를 공개하는 연초(年初)에 일반인 16만 5천명이 황거를 방문했다는 내용이 기록돼있다. 무려 16만 5천명이 황거를 직접 방문했다는 것은 일본인에게 있어 천황이 얼마나 중요가치가 있는지를 부각시켜주는 사실이다. ‘일본인과 천황’은 일본의 상징인 천황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 이야기들을 서술해 일본과 일본인이란 어떤 나라이며 국민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1만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천황 가의 혈통이 단 한번도 단절된 적 없는 나라다. 물론, 황권이 약화되거나 무시되었던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다른 권력층이 천황 가의 핏줄을 끊고서 황위에 오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그 사례를 찾기 드문 독특하고 희귀한 역사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5천년의 긴 역사 속에서 국가교체기는 성씨가 바뀌는 역성혁명이 대부분이었다. 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갈 때 왕족의 성씨가 교체되었고,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은 1만년의 긴 시간 속에서 황족의 혈통이 지속되어 왔음을 ‘만세일계’라 칭하며, 그것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의 황가는 왜 혈통을 계속해 유지시킬 수 있었을까? 그것은 천황제가 각 시대의 권력층에 대해 정치적 이해관계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이세신궁은 천황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제사지내고 에도 시대부터 많은 참배객이 몰려드는 신사이다. 또한 메이지 천황이 이세신궁을 국가신도의 총 본산으로 격상시킴으로써 명실공히 국가신도의 성지라는 인식을 국민들의 뇌리에 박히게 한 신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인과 천황’을 보면 이 신사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이 언급돼있다. 그것은 이세신궁이 처음부터 천황의 조상을 제사지낸 신사로서 맹위를 떨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초기 참배객들은 천황신궁에 참배한다는 의식보다는 농업 신에게 제사지내는 공동체 행사참여 의식이 더욱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신궁의 질적 변화를 가져온 계기는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 천황제 하에 추진된 국가신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국가신도는 신사신도와 황실신도를 접목시켜 천황을 천손의 자손, 즉 현인신으로 떠받들고 일본 민족은 다른 민족보다 우수하다는 종교적 정치제도를 말한다. 메이지 정부가 국가신도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세신궁은 국가신도의 총 본산으로 격상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확산된 국가신도는 일본인들을 열광적으로 광신시키고 국가신도자들로 하여금 이 교리를 다른 민족에게까지 선교하기 위해 점령지나 식민지에도 신사를 세우고 참배를 강요하게 했다. 1940년 만주국 황제 부의가 일본방문을 마치고 귀국할 때, 일본 측에서 일본 개국신 아마테라스오미카미의 신체(神體)비슷한 물건을 안겨주고 이를 만주국의 개국신으로 경배토록 하게한 사건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정리하자면, 메이지 정부는 천황을 상징으로 하는 국가신도를 내세워 타국의 침입과 식민지화를 정당화하고 여론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조장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기득권층인 메이지 정부와 천황이 암묵적인 정치적 이해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서로간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메이지 정부는 천황에 대한 국민들의 무조건적인 신뢰를 인지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며, 천황은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는 권력층에게서 황권의 활용 정도를 보장받는 것이다. 천황과 정치권력가들의 이해관계에 대해서 또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1950년대 말 집권당 자민당은 정치적 반대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노조 사무소, 숙소 임검을 부활하는 ‘경찰관 직무 집행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1958년 11월 22일 자민당의 개정안은 범국민적인 반대 운동을 불러들였고 결국 개정안은 중단되지 않을 수 없었다. 범국민적인 반대 운동은 국민들에게 정치문제에 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들이며 투쟁의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었다. 이에 정부와 언론은 정치적 혼란에 따른 분위기를 무마시키고자 1958년 11월 27일 아키히토 황태자의 약혼식을 거행시킨다. 이 약혼식은 경찰권 강화 반대에서 발산된 국민적 투쟁 열기를 급속히 냉각시키는데 일조한다. 천황은 일본국민에게 신앙이라 불릴 만큼 강한 신뢰감을 지니고 있다. 정부는 그러한 천황의 역할과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만큼 이용한다. 천황과 정부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성립시키는 것이다. 일본 천황가의 혈통은 왜 끊기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일본 각 시대의 지배층은 천황이 일본에 얼마나 중요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그 가치의미를 파악하고 이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천황과 권력층 서로 간의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미묘하고 적절하게 이루어진다. 그러한 이해관계 속에서 천황은 차가운 황권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서현섭 작가는 천황을 2가지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일본문화의 금자탑과 바벨탑의 우상으로 천황은 조명될 수 있다고 말이다. 일본인들은 천황을 일본문화의 금자탑이라 칭하며 길이 후세에 남을 뛰어난 업적으로 경외한다. 하지만, 국외자들에게 있어 천황이란 하늘에 오르고자 했던 인간의 오만함을 의미하고 단지 국민을 통합시키는 도구로서의 상징으로만 보일 수 있다. 서 작가는 책에서 천황의 인간적인 면에 관해 자주 서술했다. 이는 천황을 한 나라의 상징으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인 천황 자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천황이라고 불리는 사람 또한 결국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본다.
지금까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 만세일계 원인에 대해 분석도 해보고 천황에 대해 고찰도 해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이라는 나라는 알게 모르게 이해되지 않는 것 같다. 일본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한 국가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 그것에 대한 해답은 아직까지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의 해답이 없다면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천황에 대해 알았으면 이제 다른 일본의 특징에 대해 계속 하나 하나 알아 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한 국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해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