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모던 뽀이 경성을 거닐다 신명직 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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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1920-1930년대는 일제에 의한 식민지화와 근대 자본주의의 유입이라는 이중적 모순이 현실 조선사회에서 심화되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이 때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일어났었냐고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대부분이 일본이 문화 통치를 시작했다던가, 하는 대답을 할 것이다.
나도 일제시대를 생각하면 콧수염을 기른 남자들이 총을 들고 일본군에 대항하여 싸우는 모습이나 상투가 잘린 우리들의 선조, 일본 순사들이 칼을 차고 농민들의 양식을 빼앗거나 핍박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교과서를 통해 인식된 일제시대는 모두에게 민족의 한이며 눈물이다. 헌병경찰 통치시대, 문화통치시대, 민족말살정책시대 등의 용어로 표현되고 있는 내가 알고 있는 일제시대는 나이 드신 분들이 겪으신, 험난하고 다시는 돌아가기 싫은 시대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교과서는 왜 식민지 시대의 민족 투쟁적 모습만을 비춰주는 것일까? 실제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 그리고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일제시대는 우리 민족을 탄압한 식민 당국과 민족주의 열사들, 그리고 그들과 사상적으로 대립한 사회주의자들의 역사이다.
과연 그런 시대에 모던이란 말이 어울리기나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점령을 통해 강제로 개화당한 한국의 근대화 초기는 멋이라고는 없는, 궁상맞고 배고프고 괴로운 시기라고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책은 나에게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 식민지 시대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
1930년대 경성에서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 언론이 할 수 있는 것은 파고다 공원에서의 의미 없는 탄식 뿐, 직접적으로는 사회를 비판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종전의 시사만화는 만문만화(漫文漫畵)라는 새로운 장르로 등장하게 된다. 만문만화란 말 그대로 흐트러진 글과 난잡한 그림이란 의미로 직접적인 서술을 피하여 일제의 검열과 사상 탄압으로 피하기 위한 우회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을 취하는 만화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문화 비평 내지는 사회 비평문의 삽화와 시사만평 정도이다.
이 책은 그러한 사회 현실 비판의 수단으로 나타난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장르인 만문만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만문만화는 당대의 세태를 다루었다. 특징을 과장하여 믿기 어려운 것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1930년대 경성의 백화점과 거리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식민지 조선의 생생한 사회상을 잘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