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시장경제론에서 민주주의의 내용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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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시장경제론에서 민주주의의 내용은 무엇인가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한국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는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을 응집시키는 정치적 대항담론으로서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적 경제체제와 시장이 초래하는 계급편향성의 문제점을 교정하고 제동을 거는 사회경제적 대안의 원리로서 비판 이론적 구분을 원용하자면 실질적, 해방적 관심에서 비롯되어 왔다. 같은 이유에서 민주주의의 원리는 시장경제의 원리와 독자적 발전경로를 확보하며 상당한 긴장관계를 형성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두 원리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주장이 경제위기 이후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상보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전환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전환이 바로 시장-민주주의 캠프라는 용어를 생겨나게 한 근거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민주주의보다 시장이 훨씬 강조되었다. 이 계기가 IMF구제 금융 상활과 이로 인한 경제구조조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민주주의적 원칙은 심대하게 훼손되었으며, 이에 비례하여 바야흐로 시장주권의 시대가 도래 했다.
시장 주권적 구조조정 정책의 문제점은 자유경쟁 원칙에 따라 개인의 후생함수를 실현하는 완전 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하는 신고전주의적 원칙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시장 경젠 결코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시장이 만족해야 한다 했을 때, 이때의 시장은 명백히 대규모 국내외 은행 등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금유자본이지 어떤 불특정 다수의 공공선에 의해 지배되는 민주적제도가 아니다. IMF 신탁통치니 제2의 국치니 하는 세간의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IMF의 통화 주의적 정책패키지의 이행이 구제금융의 조건이었다.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계화가 만약 위협이 된다면 그것은 국가자체보다는 오히려 한 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부터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전개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문제점은 새로운 형태의 시장패권주의의 성립과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는 이른바 자유화의 역설로 압축된다는 평가가 가능해진다. 경제자유화로서의 구조조정과 민영화는 기업가 정신을 자극하고 국가의 재정적 행정적 부담을 덜겠다는 명분에서 출발하였지만 민영화과정에서의 정경유착과 부패로 인해 공기업이 단기 이익에 급급한 민간업자에게 매각됨으로써 민영화의 공정성을 꾀하려고 했던 애초의 의도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경제위기 이후 주요 정치담론으로 부상한 민주적 시장경제론은 시장주권의 독주와 이로 인한 민주주의의 퇴행 경향을 간과하고 그 두 원칙의 상호보완성만을 강조하려 했다. IMF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치적 모델로서 이론적으로 제기되고 김대중 정부에 의해 실현된 민주적 시장경제론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그 소극적 형태와 적극적 형태의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소극적 해석으로서의 민주적 시장경제론은 시장경제에 중점을 두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통하여 시장경제가 정태적 동태적 효율성과 함께 사회구성원 간의 형평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적극적 해석으로서의 민주적 시장경제론은 민주화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민주적에 비중을 두고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민주적 정치가 시장과 자본의 해악을 수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두 해석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회경제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현실에서의 시장경제는 결코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민주적 시장경제론의 두 해석은 모두 자본주의 사장경제를 하나의 경제체제로만 그리고 정치영역과 구분되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체제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해석은 모두 현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불안정과 불평등의 근원이 시장에서 보장되는 공정한 경제질서만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다. 그러나 자본주의 세계에 대한 이분법적 이해와 경재의 효율성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자본과 시장의 폭력이 결합되어 만드는 왜곡된 사회, 경제적 권력구조가 근본적으로 사회적 협약과 사회보장제도의 가능성을 얼마나 축소시키는가를 경시하게 한다. 이점에서 적극적으로 해석된 민주주의적 시장경제론의 이분법적 접근이 갖는 한계가 드러난다.
지금까지 발전국가 논쟁과 민주적 시장경제론에 대한 고찰을 통해 경제위기 이전까지 정치학의 주요 담론이었던 민주주의론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는 모두 IMF 경제위기 이전까지 쟁취된 민주주의를 더욱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취급하지 않고 현상유지의 수준에서 공지의 사실 혹은 상수로 취급하는 경향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기도 하다. 이로부터 정치학이나 정치경제학 연구가 취급할 수 있는 영역은 제약되었고, 그에 따라 구조조정 방식을 둘러싼 논의로 그 의제가 대폭 축소되었다. 이 논의구도의 귀결이 국가중심의 개발주의 캠프와 시장중심주의 민주주의 캠프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전자는 구조조정의 예상되는 결과와 성공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반면, 후자는 구조조정 외에는 대안이 없고 급속하고 확실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한다.
중남미 국가들이 주는 교훈은 경제구조조정이 발전을 약속해주는 것도 쉽게 끝낼 수 있는 것도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과감한 구조조정은 멀고도 험한 길이며, 중도에서 종종 포기되고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무질서 상태를 결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구조조정을 포기 하는 것도 어렵다. 과감한 구조조정도 살길이 아니고, 구조조정을 포기 할 수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과감하지 않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얘긴데, 이는 사실상 형용모순이다, 지난 IMF경제위기의 분석과 전망, 그리고 그 대안과 관련하여 한국사회과학에 드리웠던 위기상황을 인정하고, 그러한 위기가 초래된 원인에 대해 곱씹고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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