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에 관한 이론과 고찰
분야
hwp나르시시즘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 가지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타자와 나, 그리고 죽음으로 이르는 길이 그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확고한 긍지, 진정한 타자의 부재와 자기부정성을 인식할 때에 비로소 나르시시즘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나르시스의 자기부정이 순수주관에 머무르며 주관만을 인정하고 죽음과 존재의 부정, 즉 (사물에 관하여 해결의 방도를 찾을 수 없는 난관인)아포리아에 이르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객관성을 지향하는 자기부정이 필요한데, 철학적 사유에서 비롯된 긍정적인 자기부정이라는 점에서 앞서의 것과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다고 하겠다. 자기부정이 객관성을 지향할 때에는 타자를 인정하고 객관에 의해 자기동일성을 인정받음으로써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게 된다. 나아가 사유와 행위, 존재의 인정을 통해 자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때의 행위란 나르시스의 샘을 떠나 숲으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사유는 행위를 매개로 하여 존재와 결합한다는 것이다.
2. 나르시스 신화의 이해
나르시스의 어머니인 레이리오페가 눈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에게 아들의 운명을 물었을 때, 그는 나르시스가 자신을 알게 되지 않는다면 천수를 누릴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때의 앎이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와 다른 것임은 당연하다. 타인으로 인식했던 자신을 인식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되는 나르시스의 운명이 압축적으로 표현된 말이라 하겠다. 그러나 나르시스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았고 주위로부터 수많은 연모를 받았으며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고귀한 사람이라 여겨 히브리스의 죄를 받게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