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은 첨예한 사회비판적 의식 하에 쓰여졌으면서도, 이러한 사회비판이 서술의 표층에 드러나지 않고 알레고리를 통해 지극히 미학적으로 매개되어, 즉 ‘암호화’되어 있다. 또한 이 암호의 해독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할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사회적 차원은 작품의 심미성과 모순적 관계에
소설의 결말을 어둡게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그라스에게는 회의와 멜랑콜리가 곧 절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회의와 멜랑콜리가 짙을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것은 ‘견디기의 몸짓’이다. 그라스가 우리에게 카뮈를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도 카뮈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그의
작품은 기성의 도덕적, 사회적, 종교적 금기에 저항하고, 도전하고, 그것을 파괴하려 한다. 그리고 뵐처럼 독자들을 확신시키고 개선시키려 하지 않고 흔들어 일깨우면서 충격을 주려고 한다.
2) <양철북> 소개
귄터그라스(Gunter Wilhelm Grass)의 대표적 소설 《양철북》은 독일 전후문학을 대표하는
그라스는, 역사를 논리일관한 법칙에 따라 직선적으로 진보하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혼돈과 모순, 그리고 우연으로 가득찬 부조리한 반복 과정으로 파악한다. 또한 그는 전승된 기록문서에 바탕을 둔 기존의 공적인 역사기술이 엄청난 생략과 은폐와 날조의 토대 위에 이루어진 허구라고 믿고 있다.
Ⅰ. 서론
귄터그라스는 급속한 통일과 일민족 일국가에 대해 반대하는 자세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대신에 두 개의 국가, 즉 두 개의 독일의 지속을 옹호하였다. 비록 일민족 일국가라는 정치적으로 단일화된 통일국가 형태를 갖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민족의 통일은 “나눌 수 없는 문화”의 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