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류의 시들에서 볼 수 있는 언어의 자유로운 운용을 통한 시니피에의 변주와 극대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선행된다면 그의 시에 대한 다채로운 의미 해석과 시의식 규명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적용은 그의 대표작인 동시에 무의미시의 전형으로 지칭되는 ‘처용연작’에도 마찬가지로
시작한다.
196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한국문학은 문학과 현실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인식이 자리 잡게 된다. 문학이 역사와 현실에 대한 신념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당위론이 제기되면서 현실 지향적인 문학의 정신이 고양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민족문학의 정통성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함께 단
시학과 민중문학이 본격화되면서 강하게 양립하던 와중이었기에 논의와 평가는 더욱 쟁점화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한국 현대시사에서 평형의 힘을 견지한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무의미시와 시론은 시적 성취와 획기적인 이론으로 시사적 의의를 크게 부여받은 한편 일부 독자와 연구자들에게는
언어로 시화했다. 1950년대의 지적 번민 속에서 성숙해온 그가 본격적인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은 1960년의 4,19 의거이다. 여기서 그는 평등한 삶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를 위한 혁명에 시적 열정을 쏟는다. 강렬한 현실 비판 의식과 저항 정신에 뿌리박은 시적 탐구는 김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