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다. 그러니 자연히 그의 남편은 이 세계를 창조한 자가 된다. 그런데 그의 남편은 시인과의 만남에서 항상 파괴적인 타자로 맞선다. 그녀의 시에 보면 그의 남편은 거대한 손, 죽음, 남자, 니힐리스트, 미래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한 번도 그의 남편은 정상적으로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여성해방출사표』에 실린 주요 시들을 중심으로 여성주의적 시각에 의해 고정희의 문학을 조명할 것이다. 고정희의 시에 대한 기존 연구의 논의를 종합하고, 부족한 부분을 덧붙임으로써 고정희의 제반 문학세계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그러한 활동은 비단 고정희 문학을 해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시에서 삶과 관련된 정서적인 감정의 방출을 원해서, 직접 경험한 현실을 작품에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게 변형시켰다. 그녀는 체험의 사실적 재현보다는 언어를 통해 현실과 똑같은 새로운 현장을 구축하려고 한다.
2. 김혜순시의 특징 - 동시(同時)성의 시세계
(1) ‘어머니’ 란 존재의 동시성
, 사랑, 정의 실천의 정신으로 대학생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그녀는 1980년대 초부터 여자와 남자가,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서로 평등하고 자유롭게 어울려 사는 대안 사회를 모색하는 여성주의 공동체 모임인 <또 하나의 문화>에 동인으로 참가하여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 나갔다.
시인이 정치적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기존 시 문법을 해체했다면, 여성시인은 다른 방향에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였다. 고정희, 김혜순, 최승자 등의 여성시인은 여성성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여성적 시쓰기를 시도하였다. 이들은 여성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며 여성의 눈으로 보고 여성성을 바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