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이상화의 시말세의 희탄
저녁의 피묻은 동굴 속으로
아 - 밑없는, 그 동굴 속으로
끝도 모르고
끝도 모르고
나는 거꾸러지련다
나는 파묻히련다.
가을의 병든 미풍의 품에다
아 - 꿈꾸는 미풍의 품에다
낮도 모르고
밤도 모르고
나는 술취한 집을 세우련다
나는 속 아픈 웃음을 빚으련다.
동경 유학생 신분의 김기진이다. 그는 당시 일본에서 유포된 신흥사회과학에 빠져든 다음 특히 계급주의를 지향한 『씨뿌리는 사람』을 탐닉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 정신적인 동조자를 찾아 나서서 먼저 배재고보의 동창생인 박영희, 이상화, 안석주 및 상기 네 사람을 더 가담시켜서 구성원들의 이
서구의 낭만주의는 중세의 보편적 가치에 대항하고 개별 국가의 정체성 확인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수세기에 걸쳐 각각의 민족문화권 내에서 독립적으로 발전해왔으며, 따라서 개별 국가의 낭만주의를 포괄할 수 있는 보편적 개념이나 일반화된 특성을 추출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원론적
「힘의 동경」, 「힘의 숭배」, 「힘의 비애」는 <페허> 2호의 오상순 시들 중 첫 순서에 놓여있는 작품들로 힘 3부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힘의 동경」에서는 태양계의 축을 흔들어 사쿠라꽃이 떨어지듯 별을 우수수 떨어뜨릴 만한 힘을 느껴보고 싶다는 상상을 펼쳐보이고 있다.「힘의 숭배」의
1919년 3․1 운동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1920년대 초에 사회주의 사상이 유입되었다. 일제의 탄압을 받고 있던 우리 민족은, 사회주의사상을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이를 우리 1920년대 시대 배경과 연관지어 살펴보면, 첫째, 일제의 식민지 상황하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던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