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지식인의 전유물로 편향되었고 문학작품은 작가들의 정치적 감각의 소산이었다는 지적은 채만식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KAPF가 강압적으로 해체되던 시기에 채만식이 당면한 최대 급선무는 “당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집약적으로 풍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일관성과
방법을 피하고 사회에 대해 관찰자적 위치를 지닌 화자로서 그 성격을 달리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의 초기 작품과 30년대 초기 소설, 즉 「세길로」(24), 「화물 자동차」(31), 「레디메이드인생」(34) 등이 사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한 반면, 30년대 후반 소설인 「탁류」(37), 「태평천하」(38)가
채만식은 풍자를 통한 현실 부정의 정신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
<레디메이드인생>,<명일>: 일제강점기시대를 전면적으로 부정
<탁류>,<태평천하>: 당대사회와 반민족적 인물들을 근원적으로 부정
<치숙>,<소망>: 시대상황에 대한 유식층과 무식층의 반응을 형상화
1939년 이후 그는 몇 년 간 현실
풍자 소설과 동반 작가의 경향으로 규정하고,그것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레디메이드인생」이나 「탁류」를 언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채만식의 문학을 총체적으로 살피지 못하고 하나의 단순한 틀 속에 가두어 평가한 면이 강하다. 이에 대해 구인환씨는 「태평천하」나 「치숙」과 같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