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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1. 서론
바로 두 달 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세계 여성의 날을 이 날로 정한 것은 1857년과 1908년의 3월 8일에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성의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역사적으로 정치적, 사회적으로 소외되던 여성들은 산업자본주의의 발달과 맞물려 노동환경의 개선을 요구함과 동시에 여성참정권까지 주장하게 되었는데, 19세기 산업혁명시기의 ‘여성 노동자’들에 의해 주창된 여성의 권익 향상이 현대의 페미니즘의 시발점이기에 이러한 산업혁명 시기의 여성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은 여성의 지위향상의 역사를 살펴보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산업 자본주의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던 여성 노동자는 19세기에 들어서면서 그들의 돈벌이 활동의 적절성, 도덕성, 적법성 등이 논쟁되면서 주목, 관찰, 기술되고 문서화되었다.
이처럼 근로 여성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여성성과 임노동이 양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즉, 여성이 돈을 벌기 위해 노동해야 하는지, 임노동이 여성 육체 및 여성의 모성적, 가족적 역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떤 종류의 노동이 여성에게 적합한지 등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논쟁은 여성성과 임노동은 대립된다는 확신을 바탕에 깔고 있었다.
19세기의 논쟁과 여성 노동자에 과한 대부분의 역사 서술은 산업혁명으로부터 19세기의 모든 변화들이 초래되었다는 인과론적 이야기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즉,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여성들의 노동의 장소는 가정에서 공장으로 이전되었고 이에 따라 더 이상 노동과 가정생활을 결합시키기 힘들어진 여성들은 노동과 결혼, 육아를 번갈아가면서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들은 특정 일자리에서 성공을 거두기보다는 저임금, 미숙련 노동에 밀집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기존의 이론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다. 먼저 여성 노동 문제에 있어서 과거와의 연속성을 최소화해버리고, 여성과 남성의 성별 차이만을 강조한다. 그리고 19세기 대부분의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고용되었던 영역들은 제외하고 오로지 직물 산업만을 산업 발전의 전형으로 삼았다. 또한, 19세기 대부분의 근로 여성들이 미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혼 여성을 모든 여성의 대표로 삼는 등 결혼여부나 인종,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여성들을 적절히 구분하지 않았다. 또 남성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 모두의 복잡하고 가변적인 고용 유형은 감춘 채 성별만을 노동시장에서 남녀 간의 차별을 유발한 유일한 이유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기존 이론은 남녀간의 기능적, 생물학적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그것을 사회 조직화의 토대로 정당화하고 제도화하게 하는 효과를 초래했다. 즉, 기존의 이론은 남녀가 ‘선천적’으로 다르므로 하는 일도 달라야 한다는 논리를 지닌 담론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19세기의 성별에 따른 남녀간의 일의 구별은 산업 자본주의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강조되었던 분업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이 논문의 목적은 근로 여성에 대한 지배적인 분석의 틀로서 어떻게 가정 대 노동이라는 딜레마가 등장했고, 나아가 여성 노동력을 값싼 노동, 특정 종류의 노동에만 국한시키게 되었는가를 검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9세기의 여성노동을 다시 살펴봄으로써 이것들이 성에 따른 분업을 정교화, 체계화하는 동시에 제도화시킨 성별 담론 때문이라는 것을 보이고자 한다.
2. 전통적 성별 담론
2.1. 전통적 성별 담론의 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