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벽」(1971)은 소문의 벽이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지는 외적 강압과 권력에 의한 자기진실의 훼손, 즉 ‘전짓불 앞에서의 자기진술’이 잘 표현된 작품으로, 세 개의 틀로 구성된 액자소설이다. 첫째 박준의 세 개의 소설들, 둘째 소설가 활동을 접고 정신병원에서 점점 파괴되어가는 박준의 이야기,
이야기하고 있다. 즉, 작가와 시대, 작품과 시대는 어떤 관계에 놓여 있으며, 당시 그들 관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었는가를 다루고 있다. 이는 곧 그 시대에 대한 진단이자 그 시대 문학에 대한 진단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
본고는 이청준 소설 「소문의 벽」의 서사구조를 파악하여 박준의
이야기 한다. 혜인이라는 타인과의 관계의 변화를 통해 동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좀 똑똑한 아우를 두고 싶을 뿐이야. 화를 내지 말았으면 해. 난 너의 기분 나쁜 쌍통을 상대하기에는 지금 너무 기분이 좋아 있어. 다만 이 그림은 틀렸어, 난 잘 모르지만. 틀림없이 넌 뭔가 잘 못 알고 있으니
이청준은 '박준'이란 인물과 그의 소설을 통하여 글 쓰는 작업에 대한 작가 자신의 회의를 객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박준'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인 김 박사를 통하여 고통의 근원을 파악하지 못하는 권위주의적인 존재들을 비판한다.
⓷ 작가는 어떤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가 ?
향해 누운 남자와는 등을 지고 앉아서” 주인공에게 연신 말을 건다. 남자와 아내 사이에는 대화가 없으며, 여자는 주인공에게 말을 걸 때에도 남자에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장막 밖에 물이 고여 물 한모금도 마실 수 없는 청년은 점점 말라가고 언제나 신경질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노인을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