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을 직접 이야기하고, 그 문제를 인식하기보다는, 그 세대를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근대화에 매몰돼 해체된 가족 공동체에 대한 애틋함이나 자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YH 사태때 목숨을 잃은 경숙이, 희재 언니- 를 하면서 ‘그 시절’에 대한 개인적인 인식만을 보여준다.
신경숙의 글쓰기 : b
‘ 이 글은 사실도 픽션도 아닌 그 중간쯤의 글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하지만 그걸 문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 글쓰기를 생각해본다. 내게 글쓰기란 무엇인가? 하고.’
- 그녀가 내세운 질문, 글쓰기란 무엇인가?
“니가 작가라면 그런 문제들을 외면해선 안돼. 그런 문제
광경이다. ‘세’의 마음에서 내침을 당한 ‘은서’의 고독과 불행한 죽음의 선택을 묘사하는 소설의 끝에, 그러한 고통과 괴로움은 점차 더하면서 표백되고 있다.
③ <기차는 7시에 떠나네> (1999, 문학과 지성사)
대학생 시절 야학에 참여하였다가 동료를 버린 한 여자(하진)가 잃어버린 기
. 갑자기 자살해버린 동생의 남편과 연어의 고향인 남대천을 향해 길을 떠나는 여자를 통해 죽음도 삶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어의 모천회귀를 모티브로 삼은 이 소설은 삶이란 죽음으로 가는 도정이고, 죽음은 본래의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회기의 장정임을 깨닫게 해준다.
문학 담론이 일상성, 성(性), 욕망, 사랑이라는 점에 비추어본다면, 신경숙은 이의 첫 신호탄이라 할 만하다. 여기서 신경숙 소설의 일상적 이야기들은 그녀의 체험에서 비롯한 것이 대부분인데, 그녀의 첫 작품 『외딴방』에 이어 ‘체험적 글쓰기’는 그녀의 작품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
글쓰기란 사회와의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표현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성의 글쓰기는 근본적으로 자기 존재에 대한 성찰의 문제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또한 이러한 억압상태에서 자전적 성격을 띠는 여성의 글쓰기는 여성적 자아의 재발견이라는 내적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문학형식이 된다.
있던 시집들을 두루 읽을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행운이었다. 그러다가 그 시절 동년배의 다른 누이들처럼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올라온 것이 열 다섯 되던 해인 1978년. 구로 3공단 전철역 부근 서른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사는 '닭장집'의 '외딴 방'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이 함께 누워 잤다.
글쓰기에 관한 자의식이다. 글쓰기에 대한 성찰은 단순한 사변적 차원을 훨씬 뛰어 넘는다. 아픔의 크기만큼이나 내면적 성찰이 깊었음이다. 좀처럼 화해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었던 세월, 서울에 처음 올라와 구로공단의 '외딴 방'에 살며 공장에 다녀야 했던 그 4년의 기간과 그 기간을 글로 담아내
신경숙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 현재 신경숙에 대한 비평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격찬에 가까운 고평이고 다른 하나는 문학적 수준에 대한 냉담한 평가 절하이다.
신경숙이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그녀의 소설이 우리 민족의 전통적 정서인 한과 허무의 정서를 충족시켜 줄
이야기는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엄마가 서울의 지하철 역에서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가족들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추적하며 기억을 복원해나가는 과정은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전개된다. 늘 곁에서 무한한 사랑을 줄 것 같은 존재였던 엄마가 실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