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 전력망 체계는 국가가 미리 전력수요를 예측, 관리하고 그에 적합한 전력체계를 기획하는 국가주도 개발계획을 통해 성장해왔다. 이러한 계획에 따른 전원개발사업은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사정부가 전원개발기구로서 통합한전을 출범하고 제1차 전원개발계획을 입안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원개발계획은 경제발전의 기반이 되는 수력, 화력 발전방법과 비율, 발전소의 위치와 용량, 송배전망의 배치까지 수많은 쟁점들을 포함했고, 무엇보다 엄청난 자금과 물자를 동원하는 대규모 건설사업이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수요공급 예측으로 만들어질 수 없었다. 이 논문은 경제발전의 토대로서 시급한 전력 확충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바탕으로 군사정부가 설립한 통합한전이 제1차 전원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가는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1960년대 초 한국 사회가 추구한 ...
이 글은 북한의 인민 만들기를 감정 정치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연구이다. ‘신해방지구’에서 발행된 조선노동당기관지 『개성신문』에 등장하는 감정 언어들과 서사를 분석하여, 북한 사람들의 공적 감정들의 특징을 다룬다. 북한은 단순히 사람을 통제한 것이 아닌 사람의 감정을 통제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공포가 아닌 적개심, 이승만 정권기의 경험은 수치와 실망, 북한 인민으로의 편입에 대해서는 행복과 명예감 등 특정 대상을 상대로 하는 감정들이 키워지거나 억제되었다. 이 감정들 간에도 위계화가 이루어졌는데, 최고 단계의 감정은 행복과 명예감이었다. ‘불타오르는 적개심’, ‘뼈저리게 뉘우치는 수치스러운 과거’, ‘눈시울 뜨거워지는 행복’과 같이 감정에 대한 묘사는 늘 신체적 느낌들과 결부되어 이루어졌다. 이는 특정 대상에 대한 연상이 마음에 머물지 않고 신체의 즉각적인 반...
이 글은 북한의 인민 만들기를 감정 정치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연구이다. ‘신해방지구’에서 발행된 조선노동당기관지 『개성신문』에 등장하는 감정 언어들과 서사를 분석하여, 북한 사람들의 공적 감정들의 특징을 다룬다. 북한은 단순히 사람을 통제한 것이 아닌 사람의 감정을 통제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공포가 아닌 적개심, 이승만 정권기의 경험은 수치와 실망, 북한 인민으로의 편입에 대해서는 행복과 명예감 등 특정 대상을 상대로 하는 감정들이 키워지거나 억제되었다. 이 감정들 간에도 위계화가 이루어졌는데, 최고 단계의 감정은 행복과 명예감이었다. ‘불타오르는 적개심’, ‘뼈저리게 뉘우치는 수치스러운 과거’, ‘눈시울 뜨거워지는 행복’과 같이 감정에 대한 묘사는 늘 신체적 느낌들과 결부되어 이루어졌다. 이는 특정 대상에 대한 연상이 마음에 머물지 않고 신체의 즉각적인 반...
이 글은 북한의 인민 만들기를 감정 정치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연구이다. ‘신해방지구’에서 발행된 조선노동당기관지 『개성신문』에 등장하는 감정 언어들과 서사를 분석하여, 북한 사람들의 공적 감정들의 특징을 다룬다. 북한은 단순히 사람을 통제한 것이 아닌 사람의 감정을 통제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공포가 아닌 적개심, 이승만 정권기의 경험은 수치와 실망, 북한 인민으로의 편입에 대해서는 행복과 명예감 등 특정 대상을 상대로 하는 감정들이 키워지거나 억제되었다. 이 감정들 간에도 위계화가 이루어졌는데, 최고 단계의 감정은 행복과 명예감이었다. ‘불타오르는 적개심’, ‘뼈저리게 뉘우치는 수치스러운 과거’, ‘눈시울 뜨거워지는 행복’과 같이 감정에 대한 묘사는 늘 신체적 느낌들과 결부되어 이루어졌다. 이는 특정 대상에 대한 연상이 마음에 머물지 않고 신체의 즉각적인 반...
이 글은 북한의 인민 만들기를 감정 정치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연구이다. ‘신해방지구’에서 발행된 조선노동당기관지 『개성신문』에 등장하는 감정 언어들과 서사를 분석하여, 북한 사람들의 공적 감정들의 특징을 다룬다. 북한은 단순히 사람을 통제한 것이 아닌 사람의 감정을 통제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공포가 아닌 적개심, 이승만 정권기의 경험은 수치와 실망, 북한 인민으로의 편입에 대해서는 행복과 명예감 등 특정 대상을 상대로 하는 감정들이 키워지거나 억제되었다. 이 감정들 간에도 위계화가 이루어졌는데, 최고 단계의 감정은 행복과 명예감이었다. ‘불타오르는 적개심’, ‘뼈저리게 뉘우치는 수치스러운 과거’, ‘눈시울 뜨거워지는 행복’과 같이 감정에 대한 묘사는 늘 신체적 느낌들과 결부되어 이루어졌다. 이는 특정 대상에 대한 연상이 마음에 머물지 않고 신체의 즉각적인 반...
본 논문은 이케우치 히로시(池內宏)의 ‘만선사’ 연구를 중심으로 근대 일본의 동양사학의 계보를 재검토한 것이다. ‘전후 조선사학’을 이끈하타다 다카시는 전전의 동양사학, 특히 ‘만선사’를 인간 부재의 역사학이라 비판하고, 나아가 실증에만 천착하는 순수 학문의 존립 가능성에까지 의문을 제기하였다. 이때 대표적 인물 중 하나로 꼽았던 것이 자신의 스승이기도 했던 이케우치 히로시이다. 이케우치를 중심으로 일본 동양사학의 계보를 작성해 보면, 그 시원은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와 루드비히 리스(Ludwig Riess)를 매개로 랑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 계보를 따라 근대 과학으로서의 ‘실증’주의가 일본에 수용되었는데, 시라토리는 랑케의 ‘실증’주의뿐만 아니라 그의 역사철학을 통해 천황제 국가 일본을 국민국가로 진화하는 역사적 존...
이 글의 목적은 일본의 근대 실증사학이 형성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그 맥락에서 다보하시 기요시(田保橋潔)의 조선사 연구의 특징과 한계를 고찰하는 데 있다. 모든 역사학은 기본적으로 실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실증사학이라는 말은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이 글은 일본의 근대 실증사학의 본질은 사료의 수집과 해석에 관한 합리적 방법론이 아니라, 역사가의 존재와 목소리를 감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역사학계의 에토스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랑케사학의 권위는 역사가들이 그 역할을 방대한 1차 문헌의 수집과 정리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했지만, 그 전유(專有) 과정에서 본연의 역사신학적 전제나 독일 역사주의 전통이 사상(捨象)된 것 또한 불가피한 귀결이었다. 다보하시 기요시의 조선사 연구, 특히 『근대 일선관계의 연구(近代日鮮關係の硏究)』(1940)는 근대 일본 ...
일본은 한일 강제 병합 이전부터 효율적인 식민통치를 위한 각종 법률 제정 및 시정 활용을 위해 조선의 각 분야에 걸친 관습 조사를 실시했다. 이 글에서 살펴 볼 ‘소작’ 관습 조사는 조선의 근간 산업이 농업이었고, 전체 조선 인구의 80% 이상이 농민이었던 당시, 가장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던 조사분야였다. 식민권력의 조선관습조사는 실제로 1930년대 식민지 농정의 새로운 정책 입안에 기초자료를 제공했고, 사회현상에 대해 식민권력이 피지배자인 조선농민 및 조선사회에 대해 통치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의도대로 설명할 수 있는 데이터의 역할을 했다고 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조선총독부촉탁 젠쇼 에이스케(善生永助)의 『조선의 소작관습(朝鮮の小作慣習)』(1929)은 소위 ‘근대지식’ 권력으로서 그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소작’이란 용어...
고구려 고분벽화는 문화사, 예술사, 종교·사상사, 사회사적 가치와 의미를 모두 지닌 유적이다. 문화사적 측면에서 고구려 고분벽화는 문화적 보편성과 독자성이 구현되고 문화 재창조의 과정이 확인되는 유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고분벽화는 고구려에서 이루어진 문화·예술 교류의 과정과 결과를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고분벽화는 고구려 생활문화사의 입체적 이해 및 원형에 대한 추적을 가능하게 해주며 과학기술사적 성취과정과 결과도 확인시켜 준다. 예술사적 측면에서 볼 때 고분벽화는 외래 문화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고구려 예술 장르로서 독자적 위상을 확보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고분벽화는 고구려에서 이루어진 예술 제재의 개성적 재해석과 재구성 과정에 대한 접근과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며 회화사적 기법과 양식의 전개 과정을 밝히고 성취수준을 확인시켜 주는 의미 있는 예술...
조선 후기 민화의 발전은 동시대 백자 문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민화에 보이는 모란·연꽃·복숭아·산수·길상문자·기명절지·산신·胡獵·닭·개·해태·호랑이·용·봉황·거북·기린·躍鯉·금붕어·십장생 등 길상의 소재가 백자에도 새롭게 표현되었다. 이어 문양 소재의 형태·세부표현 등을 비롯하여 배경, 구도, 결합현상에서도 민화와의 연관성을 살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민화는 백자 문양에 표현된 색채감과 상형연적의 형태(복숭아·닭·개·해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편 민화류 문양은 표현에 있어서도 민화와 같이 개체 간에 비례가 무시되고 나열식이어서 원근·공간·입체감이 결여된 매우 평면적인 모습을 띤다. 표현방식 또한 과장되거나 일탈적이어서 민화 특유의 익살과 해학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민화는 동시대 백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문양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