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학은 “어느 날 거제도에서 석방된 포로의 수기를 읽다가 ‘변소에 버려진 팔이 삐죽이 나와 있었다’는 증언에서 충격을 받고 구상하기 시작하였다가, 사르트르의 「구토」를 읽고 단숨에 집필하였다”고 회고한다. 작품에서 사르트르의 일면이 보이는데, 「요한 詩集」에서 다루는 존재 자유
비인간성을 드러내기 위한 작가의 의도적 연출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지엽적인 문학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장용학은 작가적 사명감과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 문제에 의문을 제기함은 물론 나아가 전후 현실의 부조리를 진단함으로써 1950년대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
비인간화 과정을 통해서 현대인의 비극성을 부각시킨 《비인탄생(非人誕生)》(1956), 현대사회가 지닌 제도적 횡포를 다룬 《현대의 야(野)》(1960) 등을 발표하여 확고한 문단적 지위를 쌓았다.
장용학의 작품은 작가의 관념에 의해 다시 창조된 우화나 전설의 세계로 형상화되어 있고, 일인칭 화자의
작가들이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새로운 비판과 자각이 일기 시작했다. 1950년대는 한국현대소설사에서 두 번째로 서구문학이 유입되는 시기였다. 서구 또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혼란스러운 전쟁 상황 속에서 실존주의 문학이 대두되고 있었고 이것이 우리 소설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비인탄생」은 이러한 ‘관념소설’의 형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알레고리적 기법, 횡설수설하는 듯한 문체, 반(反)제도적 의식, 인물의 내면심리를 묘사하는 정신분석적인 태도, 니체의 그것과 비슷한 반(反)휴머니즘적인 태도 등 작가만의 독특한 사상을 그대로 드러낸 작품이다. 또한 현대사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