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는 분명히 성리학으로 무장된 시대였다. 이는 지배층만이 아닌 피지배층에게까지도 유형·무형의 교육을 통해 성리학을 국민생활화 시켰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조선이 아무런 교육도 없이 저절로 성리학 국가가 되었다는 게 아니다. 유형의 형식화 된 성균관 교육 역시 모든 교육기관의 그 정점에 있었지만 그 밖의 비형식적인 교육들이 오히려 더 국가의 성리학 이념 틀을 크게 형성하였다고도 할 수 있다.
전통시대는 사실상 비형식인 교육들이 더 큰 교육의 부분을 차지하였던 셈이다. 그런데 이 전통시대는 정치와 교육이 확실하게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였다. 즉 정교일치의 시대였다. 그러므로 교화라고 하는 것이 중요하였고 성리학은 통치이데올로기로서, 또 형식적 교육과 비형식적 교육의 지배이데 올로기로서도 작동하였다. 그래서 왕도정치 즉 덕치주의의 깃발 아래 지배층의 솔...
공자는 창고관리 및 가축사육 등 여러 가지 육체노동이 필요한 일에 종사하며 생계를 꾸린 경험이 있고, 누구보다 열심히 현실에 참여하여 열심히 살았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경제적 기반의 확충이 기본적으로 중요함을 잘 알고 있었고, 일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공자는 인간이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를 부정하거나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이익만을 앞세움으로써 다른 중요한 가치들이 망실되는 것을 비판했다. 인의라는 보다 중요한 가치에 바탕하고 있거나 그것과 합치되는 전제 위에서는 얼마든지 이익의 추구를 긍정하고 있고 또한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자는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대해서 반드시 의로움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어야 긍정적 ...
이필문 ( Lee Pil-moon )한국사상문화학회, 한국사상과 문화[2019] 제98권 113~138페이지(총26페이지)
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회재 이언적의「무극태극변」에 보이는 학문세계를 학술적으로 재조명하는데 있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문헌분석적 연구방법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내용을 전개하였다.
첫째,『회재선생문집』제5권 잡저(雜著)에 수록된 서간문 중「서망재망기당무극태극설후(書忘齋忘機堂無極太極說後)」,「답망기당서(答忘機堂書)」에서 논쟁이 된 발단과 전개과정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둘째, 이언적의 태극논쟁이 차지하는 한국철학사적 의의와 그의 유학자적 정신세계를 살펴본다.
셋째, 논쟁이 되었던「무극태극변」에 대한 이언적의 유교적 해석과 노불론(老佛論)을 주장한 조한보의 철학사상을 비교하고,「무극태극변」이 조선중기 이후에 유학의 발전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넷째, 조선초 성리학의 한계상황과 이언적의 독창적인 학문세계를 밝히고, 그에 따른 연구의 시사성에 대하여 알아본다.
연구...
김주한 ( Kim Ju-han )한국사상문화학회, 한국사상과 문화[2019] 제98권 129~154페이지(총26페이지)
본 논문의 목적은 퇴계사상의 주리적 특성에 근거하여 퇴계의 천리인식과 수양론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있다. 퇴계는 기 안에서의 리가 아닌 기 이전의 리를 강조하였다. 절대적이고 초월적인 리가 인간과 만물의 본성으로 주어졌기 때문에 수양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이 천리를 인식하는 것이다.
천리는 자연의 관점에서는 만물의 근원이면서 만물을 낳고 기르는 힘인 태극이고, 인간의 관점에서는 인격적 주재자의 모습으로 대상화된 상제와 도덕적 명령인 천명이다. 태극이 자연만물을 운행시키는 거대한 체계의 중심이라면 상제와 천명은 인간의 종교성과 도덕성을 통해 인식되는 하늘마음의 인격과 실천의 명령이다.
퇴계는 리의 체용을 통해 기의 운행에서 리의 작용을 풍부하게 읽어내면서 천리의 내재성과 초월성이 분리되지 않는 ‘내재적 초월성’으로 태극을 이해한다. 이에 따라 인간...
김익수 ( Kim Ik-soo )한국사상문화학회, 한국사상과 문화[2019] 제98권 157~184페이지(총28페이지)
율곡은(1536-1584) 퇴계(1501-1570)와 함께 한국철학사상의 터전을 자리잡은 위대한 인물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율곡은 한국의 도학자요, 철학자이면서 교육사상가요 특유의 경세철인이다. 그러나 그 보다도 연구자가 존신하는 것은 평생을 통해 효로 점철된 표준적 인간상이었으며 가장 세계적인 한국의 효사상을 정립한 점을 꼽고 싶다.
특히 만년에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가정규범을 통한 100여명의 식솔들이 가족과 더불어 모여 한 집안(一家)이 화동(和同)하여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전범을 남겼다.
오늘날 과학의 발전과 산업화의 후유증으로 인해 이익사회가 되었고 이기주의가 만연되어 비혼족(非婚族)이 늘고 젊은이의 이혼율과 노인들의 황혼이혼이 날로 늘고 있다. 더구나 저출산이 극심하고 독거노인의 자살율의 증가로 경제는 발전하고...
우리는 원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앞만 보고 달리다가 한심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문화는 문명을 낳게 한다. 새로운 세대 뉴 밀레니엄(New Millennium)이라고 외친지 벌써 20년을 보내고 있다. 2020년을 눈앞에 둔 지금 세계는 디지털(Digital) 문명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5G를 외치고 있는 디지털문명은 속도를 요구할 뿐 인간의 행복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의 발전은 인류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속도의 가속페달을 밟고 사는 이 시대에는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는 제어장치가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무한대의 속도는 정신분열을 야기하고 형이상학(形而上學)의 중요성을 무시하게 된다. 드디어 지금과 같은 인간의 작난(?)은 자연의 보복을 자초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으로 우리는 생활의 여유가 필요하다. 그...
강순남 ( Kang Sun-nam )한국사상문화학회, 한국사상과 문화[2019] 제98권 209~233페이지(총25페이지)
조선중기 신진사대부들은 성리학을 이론적 토대로 삼아 정치, 경제, 사회의 개혁과 예술의 영역까지도 새롭게 실현하고자 하였다. 당시의 유학자들은 학문과 사상, 문서(文書)에도 뛰어나 사상적, 예술적으로 당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퇴계를 꼽을 수 있다.
퇴계는 당시 국서체로 자리 잡은 송설체로부터 왕희지체로의 복고를 강조하였다. 왕희지 서예의 품격은 대체로 심미풍격의 중용, 중화의 체현, 장법의 화해, 결구의 단장전아(端莊典雅)한 체제와 방식, 점, 획의 온화위완(溫和委婉)한 중화미로 표현되었다. 왕희지가 서성으로 존숭되고 그의 서예가 전범으로 추앙된 것은 불격불려(不激不厲)한 중화미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유학자로서 퇴계는 왕희지 서예의 중화미를 근간(根幹)으로 하여 단아방정(端雅方整)한 서예 세계를 펼쳤...
건강에 관한 인식의 성향이 현대사회에서는 내면적 심신세계의 안정과 균형조화가 우선시 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자연 치유적인 의학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생명의 과학’을 의미하는 아유르베다(Ayurveda)와 한의학의 한 분야인 사상의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데 사람이 지니는 유전적인 특성, 정신과 육체의 조화, 개체에 따른 반응의 차이, 사회와 자연 환경 속에서의 인간의 조화 등을 중요시하는 이론(이용대 등, 2014)으로 미래지향적인 대체의학으로 발전시킬 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Ayurveda의 체질분류는 한의학의 사상의학에서 보는 사상체질 분류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의학과 Ayurveda는 모두 자연적 철학관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오주영, 2004),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주위 환경과의 조화 및 균형이 건강과 아...
본 연구는 재한 중국 유학생들의 일반적 특성에 따라 자기효능감이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행위수행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전체 평균이 3.37로 ‘보통이다’ 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영역별로는 일반적 자기효능감은 평균이 3.39, 사회적 자기효능감은 평균이 3.27로 모두 ‘보통이다’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자기효능감의 차이는 남자(M=3.43)가 여자(M=3.33)보다 더 높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1). 거주지역에 따른 자기효능감에서 강원권(M=3.47), 충청권(M=3.41), 수도권(M=3.39), 호남권(M=3.30), 영남권(M=3.17)으로 강원권이 가장 자기효능감이 높고, 영남권이 가장...
이정화 ( Lee Jeong-hwa )한국사상문화학회, 한국사상과 문화[2019] 제97권 7~27페이지(총21페이지)
학봉의 선비정신은 올곧은 학자이자 참 선비로 살았던 스승 퇴계의 가르침을 계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학봉은 자신과 의기투합하며 지내는 벗에 대한 돈독한 마음을 시화하게 되는데, 이럴 때 그의 시에 등장하는 벗들은 도우(道友)로 지내며 교감을 나누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학봉시에는 이러한 도우들과 항상 같이 학문을 강론하며 뜻깊은 시간을 갖기를 희구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밤에 호호정에 올라 한공칙과 이별하며 쓴 시 두 수(夜登浩浩亭別韓公則二首)」에서는 이별을 목전에 둔 학봉이 자신의 흥감(興感)을 남강(南崗)에게 선사하고 있는데, 도우를 아끼는 학봉의 진정성이 담겨 있다. 도우와 이별하는 심정이 매우 깊다는 것을 ‘천층(千層)’이라는 시어로 수치화하여 표현함으로써 이별의 정감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시의 특징이기도 하다.
학봉은 고요히 수양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