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법제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양도되는 경우 순차등기를 원칙으로, 포괄승계인에 의한 등기신청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등기법 제27조에서 상속이나 법인의 합병과 같은 등기원인 발생 이후의 포괄승계를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매매와 교환, 증여와 같은 특정승계의 경우 그러한 허용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계약인수에 해당하는 수분양권 양도에는 대표적으로 미등기 전매와 복등기가 있다. 그리고 ‘양도세 매수자부담’이라는 탈세행위도 있다. 이러한 수분양권 전매는 수분양자의 명의를 변경하면, 등기는 변경된 수분양자 앞으로 직접 경료되기 때문에 오히려 특조법의 취지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수분양권에 대한 전면적 불법전매금지와 이에 기한 매매계약의 효력을 원천 무효하는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우리 법제에서 포괄승계인에 의한 등기신청 뿐만 아...
본 논문에서는 주장공통의 원칙 및 주장책임의 적용범위(법률효과도 주장책임의 적용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결의 내용과 그 타당성을 검토한다.
대법원 판결은 일반적으로 주장공통의 원칙을 인정하는데,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주요사실에 대한 자인진술이 있어도 상대방이 이를 원용하지 않으면 법원이 위 주요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예외적 판결도 있는데, 이러한 판결에는 주장공통의 원칙에 반한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장책임을 법률효과에도 적용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대법원 판결은 이를 부정하는 입장과 인정하는 입장(다만 이를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 법률효과에 관하여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으로 나뉘는데, 주장책임을 법률효과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변론주의의 적용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는 것...
소송비용을 절약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또는 손해액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산정 가능한 일부 금액에 대해서만 우선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등 실제 일부청구가 우리 법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다223723 판결은 명시적 일부청구와 관련하여 소제기에 의한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은 그 일부에 관하여만 발생하나,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고 당해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한 경우에는 소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명시적 일부청구를 최고로 해석하여 잔부에 대한 잠정적인 시효중단의 효과를 부여하였다.
위 대법원 판결은 일부청구의 현실...
오늘날 의사가 행하는 의료행위는 의사의 충분한 설명과 이에 대한 환자의 승낙이 있을 때 정당화된다. 의료계약에 근거하여 행하여지는 의료행위가 적법한 의료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는 환자에게 해당 의료행위에 대해 충분한 정보제공을 한 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즉, 의료행위에서 환자의 동의는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의료행위에 대한 신체의 자기결정권이라는 측면에서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환자 본인이 동의를 하기 위해서는 판단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판단능력이 없거나 판단할 수 없는 경우(예, 식물인간) 다른 누군가가 환자 본인을 대신하여 동의하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우리 민법은 성년후견제도를 입법화하면서 이에 대한 규정을 두었다. 즉, 의료에 관한 사항은 전형적인 신상에 관한 것으로서 피성년후견인은 자신의 신상에 관하여 그...
제철웅 ( Cheolung Je ) , 박지혜 ( Jihae Park ) , 김원경 ( Wonkyung Kim ) , 주혜림 ( Hae Rim Joo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논총[2020] 제37권 제4호, 299~335페이지(총37페이지)
장애인권리협약 발효 이후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지역사회 통합이 중요한 국가 정책목표의 하나로 되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주거, 활동보조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사회적 장벽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 그 지원은 동 협약 제12조의 의사결정지원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발달장애인이 직면한 사회적 장애인 재산관리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의 재산관리를 지원하는 별도의 서비스가 정당한 편의제공으로 있어야만 할 것이다. 그 서비스는 발달장애인을 대신하여 재산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보유한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여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이 논문은 의사결정대행제도로 이미 비판을 받고...
양재모 ( Jae Mo Yang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논총[2020] 제37권 제4호, 337~359페이지(총23페이지)
프랜차이즈라 불리는 가맹계약은 영리는 목적으로 하는 자들 간의 계약으로 당자자간의 정보와 계약지배력의 차이를 나타내는 소비자와 사업자간의 계약과는 달리 좀 더 자유롭게 허용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가맹사업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도 가맹계약에 대하여 포함되어야 할 주요 내용을 두고, 이러한 계약내용이 불공정성을 갖지 않도록 하는 원칙을 설정하고 있으며, 계약내용과 형식에 표준가맹계약서를 권고하는 자율규제원칙을 설정하고 있다. 이는 소상인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외식업 또는 기타 외식업 가맹사업분야의 경우에도 동일하다. 외식업 또는 기타 외식업가맹분야의 경우 특히 다른 가맹사업과 달리 레시피 및 재료공급 등에 있어서 가맹본부에 대한 의존성이 매우 크고 요리 등에 대한 전문적 지식없이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 점에서 많은 불공정성의 ...
김수정 ( Soojeong Kim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논총[2020] 제37권 제4호, 361~394페이지(총34페이지)
2015년 9월 18일 폭스바겐이 제조한 디젤자동차 중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이후 해당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급한 차량 매매대금을 돌려받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노력은 크게 두 가지 소송의 형태로 나타났는데 첫 번째는 차량매매계약의 직접 상대방인 자동차 대리점을 상대로 한 하자담보책임에 근거한 계약의 해제, 두 번째는 제조사인 폭스바겐을 상대로 불법행위책임에 근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었다. 하자담보책임의 제척기간 및 채무자의 자력이라는 점에서 후자의 판결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고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는 2019년에서야 제1심 판결이 선고된 반면, 독일에서는 2016년부터 사실심판결이 선고되었고 ...
박경철 ( Park Gyung-chul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논총[2020] 제37권 제4호, 1~25페이지(총25페이지)
이 논문은 헌법재판소가 형법 제269조 제1항의 자기낙태죄에 대해서 2019년 4월 11일 선고한 2017헌바127결정을 헌법적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자기낙태죄가 과잉금지원칙 위반에 위반하여 여성의 임신유지여부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특히 침해의 최소성원칙과 법익의 균형성원칙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여성에게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하지 아니할 자유 내지 권리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인정된다면 어떠한 보장수단이 제도화되어 있는지를 고려하고 있지 아니하다는 점에서 논증과정이 치밀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이 사건 결정에서 헌법불합치의견과 합헌의견은, 태아를 출생한 인간과 같은 동일한 생명권의 주체임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생명의 발전과정을 일정한 단계로 구분...
근래 몇 년 사이에 음식점과 카페 등을 중심으로 ‘노키즈존(no kids zone)’이 많이 늘어났다. 이러한 노키즈존은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도시는 물론 관광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본 고에서는 아동의 권리 보장의 필요성, 노키즈존과 이에 대한 인식, 아동의 특수성, 다른 국가의 상황과 노키즈존에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 및 헌법적 쟁점 등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우리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든지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 기본권 주체들 간의 이해관계와 기본권의 충돌 문제 및 여러 가지 쟁점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이러한 노키즈존 문제에 대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가능...
최근 고리 1호기에 이어,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원전의 영구정지와 해체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전해체에 대한 법제 연구와 정비도 추진되고 있다. 원전해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해체비용의 적립 및 관리제도는 2008년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을 제정하여 마련하였고, 해체 안전규제의 틀은 2015년 「원자력안전법」을 개정하여 확립하였다. 2019년 4월 발표된 정부의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에도 제도기반 구축 사항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성과는 원전해체를 위한 최소한의 법적 틀을 갖춘 것에 불과하다. 생소 할 뿐만 아니라, 많은 위험과 다양한 변수를 수반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전해체를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보다 내실 있는 법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 더욱이 원전해체는 원전의 건설 및 운영과 다...